대한신장학회, "초고도비만 환자에서 유병률 25% 넘어…건강한 비만도 조심해야"

비만할수록 만성콩팥병 유병률 뿐만 아니라 사망위험도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용수)는 9일 '제12회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만성콩팥병 환자 및 일반인 1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질환 인식 및 질병 부담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비만도에 따라 구분했을 때 정상체중군(BMI 18.5~22.9kg/㎡)에서 유병률은 6.7%였던 반면 비만군(BMI 25kg/㎡ 이상)에서는 8.5%의 유병률을 보였다. 

특히 BMI가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BMI가 35kg/㎡ 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에서 만성콩팥병 유병률이 25%를 상회했다. 

만성콩팥병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콩팥병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세계신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을 정상 체중 대비 36%높였다.

▲ BMI(체질량지수)별 만성콩팥병 유병률

뿐만 아니라 복부비만이 만성콩팥병 환자의 사망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인자임이 확인됐다. 

미국 내 만성콩팥병 환자 5800명을 조사한 결과, 허리둘레가 남성 48인치, 여성 42.5인치 이상인 환자에서의 사망위험도는 정상 범위인 남성 37인치, 여성 31.5인치 환자 대비 약 109% 높았다 . 

아울러 한국인 만성콩팥병 환자 1100명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 예측인자인 관상동맥의 석회화 정도를 측정했을 때, 허리/엉덩이 비율이 증가할수록 석회화 정도가 심각했다. 

두 연구에서 BMI 자체는 사망률이나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와 관련성을 보이지 않아,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특히 복부비만 중요성을 시사했다.

게다가 대사성 합병증이 없는 건강한 비만도 만성콩팥병 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모두 정상인 건강검진 수검자 약 6만 2천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만성콩팥병 환자는 건강한 비만군에서는 정상체중군보다 1000명당 6.7명, 과체중군에서는 1000명당 3.5명 더 발생했다.

▲ 만성콩팥병 환자 허리둘레에 따른 사망위험도

만성콩팥병을 아시나요? 일반인 67%만 "알고 있다"…검진율은 4%에 그쳐

그러나 국내 만성콩팥병에 대한 인지도 및 검진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대한신장학회가 진행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일반인 10명 중 3명은 만성콩팥병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으며, 100명 중 4명만 만성콩팥병 검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대한신장학회 김용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은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원 상태로의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치료법도 투석 혹은 이식밖에 없어 나빠지기 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콩팥병에 대해 더 잘 알고 정기적으로 검진받을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국민들이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대한신장학회는 대국민 교육 홍보에 더욱 힘쓰겠다. 정부와 협력하여 만성콩팥병의 검진율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신장학회 조상경 홍보이사(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는 "비만은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의해 만성콩팥병의 발생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며 그 외에도 비만으로 인한 교감신경계 및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의 활성화,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반응 등 다양한 기전으로 신장의 구조적 변화 및 기능의 감소를 유발한다"며 "때문에 비만한 사람들에게 만성콩팥병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만한 경우 정기적으로 만성콩팥병 검진을 받아야 하며, 비만한 만성콩팥병 환자는 약물치료 외에 좋은 습관 유지를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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