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위기 맞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또 위기 맞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7.03.02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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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남성 죽상동맥경화증 부추기는 것으로 나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안전성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갱년기 및 성기능 개선효과를 개선해 준다는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중년 남성의 대표적인 해피드럭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매번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혜택과 위험의 줄타기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효과만 보면 갱년기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을 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이미 갱년기 개선, 삶의질 개선, 성기능 개선에 대한 많은 연구로 혜택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성 대사성 질환도 막아줄 수 있다는 연구까지 나오면서 역할은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급기야 2015년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성명을 통해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비만,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간 연관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특히 농도가 낮은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위험도가 높고, 70세 이상 연령에서는 사망률 예측 바이오마커로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전향적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보충 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는 굉장히 많다. 대한가정의학회 학술대회에 가면 매번 여러가지 테스토스테론 연구가 발표되는데 대부분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부족하면 여러가지 기능문제가 나타나며, 또한 심혈관계 바이오마커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주요 결론이다.

그러나 맹점은 테스토스테론의 장기 투여 안전성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5년 3월에 미국FDA가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에서 잠재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고 그 파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당시 FDA는 테스토스테론 제제는 장기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니 고환 장애, 뇌하수체 장애, 성선기능저하증 유발 뇌장애 등으로 인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된 환자에게만 투여하라고 강조했다. 즉 갱년기능 개선으로 치료하는 것은 혜택대비 위험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관 학회들이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FDA가 근거 부족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지난해 다시 남용 위험성을 경고하는 자료를 내면서 안전성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최근 JAMA에 많은 연구자들이 학수고대하던 The Testosterone Trials (일명 TTrials)이 발표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JAMA.  2017;317(7):708-716)

TTrials은 관상 동맥 죽상 경화증 관찰 연구

TTrials 연구는 7개의 센터에서 모집된 65세 이상의 남성 5만여명을 스크리닝한 후, 최종 170명에게 테스토스테론과 위약을 투여했을 심혈관 질환 진행 여부를 본 것이다. 특히 효과가 아닌 심혈관 안전성을 주 목적으로 평가했고, 이중맹검, 위약 통제군으로 이뤄졌다는데 의미가 크다.

모집과정에서 환자들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275 ng/dL 이하로 제한했고, 총 12개월간 관찰 후 관상동맥 CT혈관 촬영(Coronary Computed Tomographic Angiography, CCTA)하에 나타난 비석회성 관상동맥죽종 볼륨(noncalcified coronary artery plaque volume)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위약군 대비 테스토스테론군에서 비석회성 관상동맥죽동 볼륨이 의미있게 더 커졌다. 위약의 경우 베이스라인 317 ㎣에서 치료 후 325 ㎣ 로 별 차이가 없었던 반면 테스토스테론군의 경우 204 ㎣ 에서 232 ㎣ 로 늘어났고, 두 치료군간 통계적 차이도 나타났다(estimated difference, 41㎣ ; 95% CI, 14 to 67  ㎣; P=0.003).

게다가 2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총 죽종 볼륨도 차이를 보였다. 테스토스테론군의 경우 베이스라인과 12개월 후 각각 27 ㎣ 와 318 ㎣ 이었고, 위약군은 499㎟ 에서 541㎟ 로, 차이가 나타났다(estimated difference, 47 ㎣; 95% CI, 13 to 80 mm3; P=0.006). 단 관상동맥 칼슘석회화(CAC) 점수는 두 군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하버 UCLA 메디칼센터(Harbor-UCLA Medical Center)의 Matthew J. Budoff 박사는 논평에서 "성선 기능이 저하된 고령의 환자에게서 12개월간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결과 관상동맥죽종 볼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동안 호르몬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단 CAC 점수는 차이가 없었다. 이전에 발표된 3년짜리 연구에서도 테스토스테론은 CAC 점수와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해석하는 지가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TTrial에서 사용 된 관상 동맥 혈관 조영술(CCTA)은 비석회화 관상동맥 죽종 및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석회화된 죽종을 검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진화된 장비라고 일축했다. 즉, 관상 동맥 칼슘 점수보다 더 정확한 평가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한계도 있다. 당장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65세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라는 점에서 일관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모집단의 절반가량이 CAC 점수가 300 Agatston units 이상인 환자가 참여했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너무 적은 모집단도 약점으로 꼽힌다.

CCTA 상으로 확인된 죽종 성분도 방사선 병리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있다. 또한 관상 동맥 플라크의 부피 증가가 죽종 파열 및 혈전의 빈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아직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아직은 테스토스테론의 위험성을 결론내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관심은 아직 無

한편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국립경찰병원 민승기 과장은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 이로 인한 경고 또는 제한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위험성에 대한 보고는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쓰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학회 등에서는 심혈관 안전성 보다는 전립선암 진행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회의 기조는 권고안에 따라 기준이 되는 환자들에게만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의대 명순철 교수는 "현실적으로 국내 연구가 나올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에서 진행되는 주요 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어떤 안전성 이슈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적응증에 맞춰 정확한 용량을 써야 하고, 모니터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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