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1상 결과, 90일 동안 좌심실구혈률 지속적으로 증가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의 긍정적인 임상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신약 탄생에 학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은 바로 '시마글레르민(cimaglermin)'으로, 심장기능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조합 뉴레귤린(recombinant neuregulin)이다. 

JACC: Basic to Translational Science 12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시마글레르민 고용량 투여 시 좌심실구혈률(LVEF)이 90일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밴더빌트 의대 Daniel J. Lenihan 교수는 논문을 통해 "심부전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면서 "문제는 심각한 좌심실 기능부전이 있는 환자는 현재 개발된 치료제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동물모델로 진행한 전임상연구에서 심부전 후 심장기능 회복 가능성을 보인 시마글레르민이 사람에서도 효과적인지를 확인하고자 임상1상을 진행했다.

연구에는 심부전 환자 40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뉴욕심장학회(NYHA) 분류에 따라 보통 활동 후 숨가쁨 또는 피곤함을 보인 Class Ⅱ 환자가 60%, 약간의 움직임에도 숨가쁨 또는 피곤함이 나타난 ClassⅢ 환자가 40%였다.

모든 환자는 연구 시작 전 최소 3개월 동안 약물치료를 받았다. 남성이 33명(83%)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57.4세였다.

환자들은 위약군, 시마글레르민 저용량군 또는 고용량군에 각각 13명, 12명, 15명 분류됐다. 여기서 저용량군은 시마글레르민 0.007mg/kg, 0.021mg/kg, 0.063mg/kg을 정맥 투여받았고, 고용량군은 0.189mg/kg, 0.378mg/kg, 0.75mg/kg, 1.5mg/kg을 투여받았다. 

최종 결과, 위약군과 비교해 시마글레르민 고용량군에서 90일 동안 LVEF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등록 당시 평균 LVEF는 위약군, 저용량군, 고용량군에서 각각 29.2%, 27.5%, 26.0%였지만, 90일 후에는 31.1%, 26.8%, 34.5%로 고용량군에서 약 8.5%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시마글레르민 투여 28일째에 LVEF가 최대로 증가한 것이다. 각각 28.9%, 31.0%, 34.9%로 저용량군 및 고용량군 모두 4주 후에 정점을 찍었다.

Lenihan 교수는 "이번 임상1상 결과는 바탕으로 향후 진행될 연구에서는 시마글레르민 최적 용량 및 투여 간격을 결정해야 한다"며 "다른 신약과 마찬가지로 시마글레르민이 승인되기 위해서는 상대적 위험과 혜택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통·구역 등 이상반응 나타나…대규모 연구 필요

반면 약물치료 시 나타난 이상반응과 소규모로 진행된 연구라는 점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약물치료를 받는 동안 일시적으로 33%에서 두통, 26%에서 구역이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두 이상반응이 심부전 치료제로 개발 중인 '뉴카딘(Neucardin)'과 비슷한 이상반응이며,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Lenihan 교수는 "전임상연구에서도 구토가 확인됐는데, 이는 계열효과로 나타나는 위장관 이상반응이다"며 "이러한 증상은 구토방지제로 쉽게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 한 명에서 나타났지만, 시마글레르민 고용량 투여 시 일시적인 간세포 효소 증가와 고빌리루빈혈증도 시마글레르민의 상대적 위험과 혜택을 분석하는 데 고려해야 할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

JACC: Basic to Translational 편집장인 워싱턴의대 Douglas L. Mann 교수는 논평을 통해 "비록 40명으로 환자 수가 적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결과다"며 "시마글레르민은 심장손상을 유도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막지 않고, 손상된 심장이 스스로 회복하는 메커니즘을 이끌어내는 약제로서 가능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향후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 및 3상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심부전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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