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학회 유철규 이사장, "내과학회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획"

"현재 시범사업 중인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잘 안착되도록 노력하고, 4년에서 3년으로 변경된 전공의 수련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대한내과학회의 당면 과제다" 

대한내과학회 유철규 이사장(서울대병원 내과)의 말이다. 유 이사장은 보건복지부가 전공의를 줄여나가는 정책을 쓰고 있고,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전공의특별법 등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려면 호스피탈리스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대한내과학회 유철규 이사장

유 이사장은 병원들이 호스피탈리스트를 뽑을 때 근무조건과 신분 안정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대병원도 초기에는 지원자 한명도 없었지만 5명이 24시간 풀 타임 근무 후 2주 휴가 등의 조건을 변경하고 난 후 지원자가 늘었다는 것. 

유 이사장은 "서울대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가 연구 등에 관심이 있다면 다른 교수들과 동등하게 아카데미트랙을, 만일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1년이 지난 후 다시 재계약하고 클리니컬 트랙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최근 지원자 5명이 모인 것은 이런 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같은 형태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운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환자 안전을 위해 호스피탈리스트가 발전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공의특별법 등 제도적 여건 때문에 생긴 것이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자리잡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과 달리 지방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 대해 내과학회는 복지부와 논의 중이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 대한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

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서울대병원 내과)는 "지방병원들이 많은 급여를 제시해도 호스피탈리스트들이 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논의 중"이라며 "내과 학회가 호스피탈리스트를 더 많이 홍보하고, 호스피탈리스트들이 기존의 전공의들과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인증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탈리스트의 독립분과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강 총무이사는 "지금 독립분과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학문적 성과나 체계 등이 갖춰져야 하고 현재로써는 학회가 호스피탈리스트 과정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분당서울대병원처럼 종합내과 등의 얘기도 학회가 나서서 얘기하기엔 아직 어렵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내과학회는 3년으로 줄어든 전공의 수련과정을 준비하는 데 한창이라고 했다. 

엄중식 수련이사(한림의대 내과)는 해외사례를 보더라며 내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4~5년을 수련받는 나라는 없고 대부분 3년 이내라고 했다. 

엄 수련이사는 "현재 시스템은 4년차 때는 대부분 시험을 준비하느라 보내고 있다. 따라서 이 시간을 잘 분배하면 3년 수련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며 "일차진료를 하는 내과의사의 수준에 관한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하지만 3년으로 수련과정을 줄인 것을 잘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의 전공의 연수강좌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1년 동안 연수강좌를 충분히 들으면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개편하겠다는 것. 또 수련병원 기준을 강화하고, 전공의들이 꼭 배워야 하는 핵심역량 등에 관한 평가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엄 수련이사는 "전공의가 전문의가 되려면 필요한 핵심역량을 160~200개 정도로 분류했다. 과거 느슨했던 초음파나 내시경 등의 규정을 강화했고 심초음파나 갑상선 초음파 등도 포함했다"며 "지도전문의의 지도역량도 강화하기 위해 교수들을 재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회 측은 대한의학회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내과 전문의 시험을 전공의 수련이 끝난 직후 치르지 않고  6개월 후에 보는 방안 등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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