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적극적으로 소통한 아동 6년후에도 증상개선 효과 이어져
부모가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앓는 자녀와 일찍이부터 소통을 시작할수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Jonathan Green 교수팀이 Lancet 10월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밝혔다.
자폐스펙트럼 장애(ASD), 즉 자폐증은 뇌의 발달장애로 인한 질병이지만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했다.
현재까지 유전적 요소,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들의 비정상적인 농도 등이 보고됐지만 이들 역시 자폐증과 연관 짓기에 미흡해, 명확한 치료법마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영국 런던, 맨체스터 뉴캐슬 내 특수치료 기관에서 미취학 아동 대상 자폐증 치료를 목적으로 PACT 프로그램이라는 제목을 붙여 이 연구의 임상적 효능을 알아봤다.
연구는 2~4세 ASD 아동을 둔 부모 152명에게 실제 자녀와의 소통법을 과학적으로 학습시킨 후,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해 이후 결과를 관찰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평균 5.75년 동안 관찰한 결과 ASD 진단을 받은 어린 자녀에게 부모가 조기 중재(early intervention)를 통해 적극적인 대화 등을 이끌어 냈더니, 자폐증 관련 증상이 유의미하게 호전됐다.
부모와 적극적인 소통을 시행한 군에서 심각한 ASD 관련 증상을 보인 비율이 46% 였다면 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는 63% 가 ASD 관련 증세가 'severe' 즉 '심각 수준'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ASD 아동 대부분은 6년 후에도 향상된 의사소통 능력을 비롯한 사회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말을 더듬다거나, 여러가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 역시 이전보다 크게 좋아졌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참여한 부모에게 알려준 PACT 프로그램 소통법은 이렇다.
각 기관 전문 치료사들이 부모와 ASD 아동과 함께 다양한 놀이를 통해 자유롭게 놀기 시작한다. 이후 이 모습을 촬영한 후 부모가 전문 치료사와 직접 노는 모습을 보면서 자녀와의 소통방식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고쳐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교육받고 터득한 소통법이 ASD 아동의 증상완화에 큰 도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적극적인 소통법이 ASD를 완벽히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Green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ASD 아동에서 일찍이부터 부모와의 조기중재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확인했다"면서 "다만 완벽히 치료가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하나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으므로, 추가 연구가 분명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