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통해 난치성 소아 뇌전증 환자의 발작 조절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의 권혜은 교수(소아청소년과)가 최근 ‘국소 피질 이형성증에 의한 난치성 뇌전증의 수술적 치료’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소아 뇌전증 환자의 수술 가능성을 확인했다.

국소 피질 이형성증은 뇌 피질층이 발달하는 과정 중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난치성 뇌전증이란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뇌전증 전문클리닉에서 뇌전증 수술을 받은 75명의 환자를 수술한 후, 평균 45개월 이상 추적 관찰한 연구로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김흥동 교수를 주축으로 진행됐다.

수술을 진행한 소아 환자들은 수술 전에 이미 오랜 기간 약물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호전이 없었고, 특히 반 이상의 환아들은 발작이 생후 24개월 이전의 어린 나이에 발생했다.

수술 결과, 전체 64%의 환자에서 수술 후 2년 이상 발작이 전혀 없었고 이들 중 40%는 복용 중인 항경련제를 완전히 중단할 수 있었다. 또한 전체의 5%의 환자에서는 1년에 3일 미만의 발작만을 보였으며, 19%의 환자에서는 발작이 절반 이상 감소됐다.

권혜은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난치성 뇌전증 소아 환자의 88%에서 수술 후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난치성 뇌전증의 수술적 치료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수술 전후의 인지 기능 변화를 분석한 결과, 뇌전증 발생에서 수술까지의 기간이 짧을수록 인지 기능의 향상 및 보존이 뚜렷했다. 이러한 결과는 뇌전증의 유형 중 하나인 영아 연축,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등의 질환에서 더욱 확연히 확인 됐다.

권 교수는 “환아의 인지 기능 보존을 위해서는 조기 수술의 중요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지난 8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Neur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