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학술원, 의학분야 최초로 간이식 주제로 선정... 21일 국제학술대회 개최

대한민국학술원이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의학분야 최초로 '한국 간이식'을 주제로 선정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학술원은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학술원 대회의실에서 '간이식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제43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학술대회에는 세계 최고라 불리는 전문가들이 대거 집결한다. 

티브 잡스의 간이식을 집도한 제임스 이슨(미국), 유럽에서 심장사 간이식을 최다 시행한 나이젤 히튼(영국), 아시아에서 최초로 간이식을 시행한 차오롱 첸(대만), 세계에서 생체 간이식을 최다 시행한 이승규(한국) 등이 참여한다. 

▲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

학술대회에서는 30년 동안 쌓아온 우리나라 생체 간이식의 역사를 돌아보고,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대한민국학술원은 학술 발전에 공헌한 학자를 우대 및 지원하기 위해 1954년 설립된 국가기관으로 국내 학술 분야 최고의 권위를 상징한다. 현재 인문사회과학 6개, 자연과학 5개로 구성된 학술원 분과에서 원로 석학 14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제임스 이슨 교수

국제학술대회는 1961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우리 사회에서 학문적 성찰이 필요한 주제를 선정, 국내외 저명한 석학을 초청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최근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 '우리 시대의 언어의 학제적 탐구' 등 인문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가 선정되고 있지만, 역대 학술원 국제학술대회 중 의학 분야의 주제를 선정한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간이식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세 개의 세션으로 구성되며, 첫 번째 세션은 '간 이식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가 이뤄진다.

연세의대 한광협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간이식의 인문학적 고찰'이란 주제를 통해, 간이식이 타인의 희생이나 죽음을 통해 새롭게 얻는 생명이란 점에서, 그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과 혼란에 대한 합리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어 서울의대 서경석 교수(서울대병원 외과)는 '최고 기술 수준의 수술-간이식'을 발표한다. 간이식의 구체적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하며 국내 간이식의 성적 및 전망을 짚어볼 계획이다.

두 번째 세션은 '간 이식 역사와 한국의 역할'이다. 김수태 서울대의대 명예교수가 '한국최초의 간이식'이란 발표를 통해 간이식 성공의 숨은 이야기와 이식학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의 거듭된 노력을 전한다.

다음으로 1984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간이식을 성공한 대만 창궁병원의 차오롱 첸 (Chao-Long Chen) 교수가 '간이식의 역사'란 주제를 통해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 간이식의 발전과 성장에 대해 발표한다.
 
그리고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외과 석좌교수(학술원 회원)는 '왜 한국이 생체 간 이식을 선도

▲ 차오롱 첸 교수

하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성인 생체 간이식의 신기술 개발 과정과 그 임상 결과를 전하며, 세계 유수의 간이식센터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의 우수한 간이식 경험을 자세히 밝힌다.

세 번째 세션인 '간 이식의 미래'에서는 세계 급성간부전의 이식 적응증 기준을 확립하며 유럽에서 심장사 후 기증자 간이식(DCD LT)을 가장 많이 시행한 영국 킹스대학병원 간연구소 소장인 나이젤 히튼(Nigel Heaton) 교수가 '간이식의 명암'에 대해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의 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미국 메소디스트병원 이식연구소장 제임스 이슨(James Eason) 교수가 '간이식의 미래'에 대해 전한다. 지금까지 겪어온 간이식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

권숙일 학술원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가 간 이식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한 이승규 교수는 "각 학문 분야 최고의 석학들이 모인 학술원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의학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근 이식 대기자가 늘어남에 따라 뇌사 장기기증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나아가 세계 생체 간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이식 의학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이를 의료수출 등의 국가발전사업으로 육성하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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