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항암신약② 유방암·대장암·위암 편

미국제약연구제조협회(PhRMA)가 발간한 '2015 암 보고서'에 따르면 항암제 및 백신 분야에서 1~3상 임상을 포함해 출시를 앞둔 의약품은 무려 836종에 이른다(2015년 9월 기준). 분자 수준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이들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약 80%가 1차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갖췄고, 73%는 향후 맞춤형 치료제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산하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자넷 우드콕(Janet Woodcock) 소장은 "종양학 분야의 치료 성과는 개인의 분자 특성에 맞게 약물을 선택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에 달렸다"면서 "머지않아 감염병과 유전질환 분야에서도 주요 전략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항암신약① 폐암·백혈병 편 - 항암신약② 유방암·대장암·위암 편 여성암 1위 유방암 82종…'린파자' 눈길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전 세계 여성암 1위를 차지하는 유방암.

미국암학회(ACS)에 따르면 2015년 미국에서 유방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수는 23만 4190명에 달한다. 그중 4만명가량이 사망했다. 1989년 이래 유방암 사망률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는 데는 조기검진과 더불어 치료제의 발전상을 무시할 수 없을 터.

현재도 82종에 이르는 약물이 개발 중이거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그간 누적된 성과 덕분에 HER2 양성 또는 음성 유방암, 삼중음성유방암(TNBC), ER 양성 유방암 등 아형별로 세분화된 치료제가 연구·개발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향후 기대되는 품목으로는 2014년 12월 FDA 승인을 받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난소암 치료제 린파자(Lynparza·성분명 올라파립)를 꼽을 수 있다.

린파자는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시킴으로써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갖는다. 현재 BRCA 유전자의 결함이 있는 삼중음성유방암의 보조요법(adjuvant)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서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기존 적응증을 가진 난소암 분야에서도 1차치료제 및 백금반응성 재발 환자들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비교적 치료옵션이 적었던 췌장암, 전립선암, 위암(2차 치료제) 분야에서도 3상 임상이 진행 중이어서 다양한 가능성이 돋보인다.


대장암 표적항암제 35종 개발 중...'엔도시알린' 바이오마커로 급부상

 

대장암의 표적항암제로는 2000년대 중반 도입된 신생혈관억제제 아바스틴(Avastin·성분명 베바시주맙)과 얼비툭스(Erbitux·성분명 세툭시맙)가 대표약물로 꼽힌다. 이후 전이 또는 재발 환자의 치료제로 잘트랩(Zaltrap·성분명 애플리버셉트), 스티바가(Stivarga·성분명 레고라페닙) 등이 등장해 생존율을 올리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최근에는 종양 혈관구조의 일부로서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엔도시알린(endosialin)' 단백질이 대장암 분야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떠올랐다. 엔도시알린을 차단할 경우 종양의 성장 및 전이를 억제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국내 진료현장에 가장 빠른 도입이 예상되는 약물은 미국 다이호 온콜로지사(Taiho Oncology)가 개발한 경구용 복합항암제 '론서프(Lonsurf)'다.

론서프는 트리플루리딘(trifluridine)과 티피라실 하이드로클로라이드(tipiracil hydrochloride)의 복합제로서 표준치료 후에도 질병이 진행된 대장암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지난해 9월 FDA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암젠이 GSK로부터 판권을 회수하기로 합의한 3개 품목 중 하나인 벡티빅스(Vectibix·성분명 파니투무맙)도 차세대 대장암 치료제로서 주목을 받는 약물이다.

2006년 이리노테칸(irinotecan) 및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을 포함한 표준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은 벡티빅스는 2014년 KRAS (exon 2) 유전자 정상형(wild-type)인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기존 FOLFOX (Fluorouracil + Leucovorin + Oxaliplatin) 복합항암요법과 1차 병용 투여하도록 적응증이 확대됐다.

그 외 베링거인겔하임의 폐암 치료제 '바가테프(Vargatef·성분명 닌테다닙)', 백시노젠(Vaccinogen)의 자가유래 항암백신인 '온코백스(OncoVAX)', 암젠의 세툭시맙 바이오시밀러 'ABP 494' 등이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위암 MET 억제제 등 29종...'사이람자' 1차치료제 자리도 넘봐

 

MET 단백질은 EGFR, ALK 등과 함께 종양학 분야에서 상당히 촉망받는 분자표적이다.

특히 MET이 과발현된 위암 환자를 치료할 때 간세포성장인자(HGF) 및 산란인자(SF)와 c-MET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HGF/c-Met 신호전달 경로는 위암을 포함한 여러 암종에서 종양의 성장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이오마커 분석에 관한 탐색연구 결과 MET 단백질 수치가 과발현돼 있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할 경우 평균 생존기간(OS)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1상부터 3상 임상까지 위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약물은 29종.

그중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표적항암제 사이람자(Cyramza·성분명 라무시루맙)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사이람자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VEGFR)-2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인체면역글로불린G1(IgG1) 단일클론항체로서 암세포의 혈관생성과 관련된 신호전달과정을 저해하는 작용을 한다.

단독 또는 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에 관한 REGARD 연구와 RAINBOW 연구에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최초 입증하며 진행성 위암의 2차치료제로 2014년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위암 1차치료제로 도약하기 위한 3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사이람자는 그 밖에 간세포암, 요관종양,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1차치료제) 분야에서 3상 임상과 방광암 2차치료제로서 2상 임상도 함께 진행 중이다.

한편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잘 알려진 캐싸일라(Kadcyla·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HER2 양성 위암 환자에 대한 2차치료제로 대규모 3상 임상을 진행 중이었지만 지난해 말 목표 도달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다.

희귀질환에 속하는 위장관기질종양(GIST) 분야에서는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 억제제 크레놀라닙(crenolanib)과 티로신키나제(TKI) 억제제 마시티닙(masitinib) 등이 3상 임상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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