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모바일 헬스케어의 오늘과 내일<1>

 

스마트폰, 심혈관질환에도 통(通)했다

스마트폰 앱(app)을 활용한 건강관리의 효과를 지지하는 새로운 근거가 나왔다.

미국의사협회지(JAMA 2015;314:1255-1263)에 게재된 'TEXT ME(Tobacco, Exercise and Diet Messages)' 연구에 따르면 문자메시지로 생활습관을 관리 받은 관상동맥심질환자들에서 지질 프로파일, 혈압, 체질량지수(BMI) 같은 위험인자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Clara K. Chow 교수(호주 시드니대학)는 "문자메시지에 기반한 저비용 전략이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생활습관 교정이 매우 중요함에도, 상당수 환자들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안타까워 하면서 "모바일 건강관리 혜택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려 했다"는 배경을 밝혔다. 

연구는 2011년 9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시드니 대형병원에서 관상동맥심질환으로 진단을 받았거나 과거 심근경색 경험이 있는 성인 환자 710명(평균연령 58±9.2세; 남성 82%)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에게 심장재활 입원프로그램 같은 추적관리를 6개월에 걸쳐 시행했으며, 두 그룹 중 한 그룹(352명, 52.5% 흡연자)에게만 주 4회 간격으로 생활습관 변화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데이터베이스에 미리 등록해놓은 문구들 가운데 흡연 여부 등 환자의 건강상태에 맞는 메시지를 선정해 자동 발송되는 방식으로, 내용은 주심장재단(Australian Heart Foundation)의 건강한 생활 가이드라인(Healthy Living Guidelines)을 토대로 작성했다. 환자와 쌍방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지만 몇몇 메시지는 환자 이름을 지칭하고 있다. 가령 "제인, 오늘 산책 다녀왔니?"와 같은 형태다.

그 결과 중재군에서 LDL-C 수치(79mg/dL)가 대조군(84mg/dL)에 비해 평균 5mg/dL 더 감소됐으며(95% CI, -9 to 0; P=0.04), 수축기 혈압(128.2mmHg vs 135.8mmHg)이나 BMI 수치(29kg/㎡ vs 30.3kg/㎡) 역시 눈에 띠게 줄었다.

흡연자 비율도 대조군(44%) 대비 중재군(26%)에서 절반가량 줄었는데(0.61 [95% CI, 0.48 to 0.76]; P<0.001), 반면 신체활동량을 의미하는 신진대사해당치(MET) 중재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936.1min/wk vs 642.7min/wk; P=0.003).

연구팀은 "생활습관에 관한 문자메시지 제공서비스가 LDL-C은 물론 다른 심혈관계 위험요인도 크게 개선시켰다"면서 "문자메시지 기반 건강관리 전략이 향후 만성질환자들에게 의료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쉽고 비용 효율적" vs. "근거 부족"

TEXT ME 연구는 단순하면서도 저렴한 방법으로 심혈관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는 중대한 인구보건학적 문제로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협회(AHA)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인구를 위협하는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25% 감소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이 성공을 거두려면 임상적 혜택과 더불어 실효성, 가격적인 조건까지 만족시켜야만 하는데, 모바일 기술이야말로 그에 합당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014년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수가 전 인류의 4분의 3(50억 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세계적으로 확장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의 경우 문자메시지 1건당 가격을 $0.10라고 잡았을 때 6개월 동안 심혈관질환자 1명에게 96건의 문자메시지, 즉 총소요비용이 $10로 확인됐다. 한화로 치면 1년에 2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심혈관질환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중재군으로 참여했던 환자들 가운데 91%가 문자메시지프로그램이 유용하다고 답했으며, '이해하기 쉽다(97%)', '발송주기가 적절하다(86%)'는 응답이 주를 이뤄 만족도 역시 높았다.

Chow 교수는 "환자들이 소화 가능하도록 한입 크기의 정보만 전달했기 때문에 한 점이 이번 연구의 성공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심근경색 발생 직후 환자들은 수많은 정보와 충고를 듣지만, 당시에는 상황적인 스트레스가 워낙 크기 때문에 대부분 손실되고 만다는 얘기다.

단, 스마트폰이 얼마만큼 강력한 건강관리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남았다.

Chow 교수는 "헬스케어 부문에서 모바일 기술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면서도 "이러한 변화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실제 아웃컴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등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듀크임상의학연구소의 Zubin J. Eapen 교수와 Eric D. Peterson 교수 역시 "아직까지 근거가 미역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건강관리 앱이 과연 의미있는 행동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JAMA 2015;314:1236-1237)에서 "스마트폰앱이 단기간 환자의 행동과 위험인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TEXT ME 연구처럼 잘 디자인된 연구가 지속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임상혜택 뿐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에 일반화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그 전까진 새로운 중재전략에 보험사 혜택이 적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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