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초음파로 우선 선별…경구용 신약 추가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호흡기학회(ERS)가 공동으로 폐동맥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질환 분류체계 단순화, 만성 정맥혈전성 폐동맥고혈압(CTEPH)에 대한 수술 및 벌룬 폐형성술 권고사항 등 새로운 내용이 더해졌다. 그 중 진단과 치료에 대한 알고리듬이 대폭 업데이트됐다.

위원회는 "이번 알고리듬은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의 상황을 더 명확히 판단하고 나아가 최적의 치료전략을 선택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고리듬에서 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심초음파로 의심 환자 선별
가이드라인에서는 증상을 보이는 폐동맥고혈압 의심환자에 대한 평가방법으로 심초음파를 제시했다. 기존 가이드라인 중 '비침습적 평가'로 표현한 것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권고한 것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폐동맥고혈압의 주요 원인인 좌심질환(left heart disease) 그리고 폐질환과(and/or) 저산소증을 구분하도록 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폐동맥고혈압 진단 가능성을 심초음파 결과를 기반으로 구분토록 했다.

심초음파 검사결과는 낮음, 중간, 높음으로 구분했다. 중간이나 높음일 경우 좌심질환 또는 폐질환 가능성을 고려하고 낮음일 경우 추적관찰을 통해 다른 원인질환을 찾도록 했다. 좌심질환과 폐질환은 증상, 전조, 위험인자, 심초음파, 폐기능검사 + 일산화탄소 확산수용량(PFT + DLCO), 흉부영상의학검사, 고해상도 CT, 동맥혈가스 검사 등을 통해 확진한다. 좌심질환이나 폐질환이 있으면서 중증 폐동맥고혈압 및 우심실 기능부전이 없을 경우에는 기저 질환만 치료하지만, 중증 폐동맥고혈압 및 우심실 기능부전에 대한 전조증상이 있는 경우 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로 전원하도록 했다.  

질환 중등도·치료 반응 따라 3단계 치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폐동맥고혈압의 치료를 약물의 적응증보다는 환자별 질환의 중등도와 치료전략에 대한 반응에 따라 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단 기존 가이드라인과 달리 3단계를 제시했다. 첫 번째 단계는 일반적 전략(measures), 보조적 치료전략, 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로의 전원, 만성 칼슘길항제(CCB) 치료에 대한 급성 혈관반응 검사 등을 포함한 접근전략, 두 번째 단계는 혈관반응성 환자에서 고용량 CCB 또는 비혈관반응성 환자에서 폐동맥고혈압에 승인받은 약물요법, 세 번째는 최초 치료전략에 반응도가 좋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병용요법 및 폐이식이다.

그중 보조적 치료전략에는 좌심실부전 전조증상이 있는 폐동맥고혈압 환자에 대한 이뇨제 사용, 동맥혈산소압 60mmHg 미만인 환자에 대한 지속적 장기간 산소치료, 식욕억제제 사용으로 인한 폐동맥고혈압, 유전성·특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의 경구용 항응고제 사용 등에 대한 권고사항이 포함됐다.

특히 빈박성 부정맥이 있는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디곡신을 고려할 수 있다는 권고사항은 삭제됐고,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좌심부전 등 동반질환이 없는 환자에게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베타차단제를 투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유전성·특발성 환자에 고용량 CCB
CCB 권고사항은 별도로 정리했는데 급성 혈관반응성 검사에 반응이 있는 유전성·특발성·약물유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는 고용량 CCB를 권고했고, 치료 후 3~4개월은 밀접하게 관찰하도록 했다. 추적관찰 평가에서 혈액역동학적 개선이 확인된 경우에는 고용량 CCB요법을 유지하지만 혈관반응성 검사에 대한 근거가 없는 환자에게는 금기사항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외에도 치료약물에서는 엔도셀린(endothelin) 수용체 길항제에는 시타센탄(sitaxentan) 대신 마시텐탄(macitentan)이 자리를 차지했고, PDE-5 억제제에는 바르데나필(vardenafil), 프로스타사이클린 아날로그에는 베라프로스트(beraprost)가 추가됐다. 수용성 구아닐산 고리화효소 제제인 리오시구앗(riociguat), IP 수용체 작용제인 셀렉시팍(selexipag)은 경구용 약물로 새롭게 추가됐다. 

WHO 기능 분류 따라 병용요법 권고
초기·순차적 병용요법도 이번 가이드라인의 새로운 내용이다. 병용요법은 세계보건기구(WHO) 기능분류 Ⅱ, Ⅲ, Ⅳ에 따라 권고했다. 이는 폐동맥고혈압 1년 사망률 구분과 괘를 같이 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임상·기능·운동·생화학·영상의학·혈액역동학적 파라미터를 통해 1년 사망률을 낮음(5% 미만), 중간(5~10%), 높음(10% 초과)으로 구분하도록 했다. 이는 각각 WHO 기능분류 Ⅱ, Ⅲ, Ⅳ에 해당한다.

초기 병용요법에서  암브리센탄 + 타다라필(Ⅰ, B),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 + PDE-5 억제제(Ⅱ, C) 전략은 모든 환자에게 권고했다.

이 외 보센탄 + 실데나필 + 정맥투여 에포프로스테놀, 보센탄 + 정맥투여 에포프로스테놀,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 또는 PDE-5 억제제 + 피하투여 트레프로스티닐(또는 정맥투여 프로스타사이클린 아날로그) WHO 기능분류 Ⅲ, Ⅳ(Ⅱ, C)에만 적용토록 했다. 한편 순차적 병용요법에서는 마시텐탄 후 실데나필, 리오시구앗 후 보센탄, 셀렉시팍 후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 또는 PDE-5 억제제 추가 전략을 높은 등급으로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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