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에서 레보아이 시연 열려
산부인과 이근호 교수, ‘광범위 자궁절제술’과 외과 송교영 교수 ‘위장절제술’을 집도
송교영 교수 "레보아이 가능성 있지만, 임상사례 보강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국내 수술로봇이 다빈치로봇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20여 년 전부터 국내 로봇수술 시장은 다빈치로봇이 장악하고 있다. 몇몇 국내외 제품이 선을 보이지만 다빈치로봇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최초로 개발된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도 그 중 하나다.
23일 가톨릭의대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에서 레보아이 시연 연수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자궁절제술과 위장절제술이 시연됐다.
시연에 참석한 서울성모병원 이근호 교수(산부인과)는 레보아이가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전 세계 로봇수술 시장의 절반을 산부인과가 차지하는 실정이다. 1년에 4천례 정도 이뤄지는데 자궁근종이 가장 많다"며 "다빈치로봇은 4세대가 나올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국산 제품은 제자리 걸음"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처음 레보아이를 사용했던 사람들의 평가는 솔직히 좋지 않았다. 이후 비전카드, 술기 등이 업데이트되서 더 나아졌다" 며 "광범위자궁절제술은 산부인과 내에서도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그런데 레보아이가 이 수술을 문제 없이 순조롭게 해낸다는 것은 기계 자체가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도 있어 보인다.
현재 다빈치로봇수술 비용이 약 800~1000만원. 이 가격보다는 낮게 책정될 것이기 때문에 환자 부담을 덜게 될 것이란 얘기다. 또 유지비용도 적게 들어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다빈치로봇이 거의 독점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파생되는 이점도 있어 보인다.
외과 송교영 교수(외과)는 "의사 입장에서는 다빈치로봇 회사의 독점적 행태가 불만스러울 때가 있다"며 "다빈치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한 후 이를 갖고 학문적 결과를 냈을 때 회사도 기여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장에는 경쟁자가 있어야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 데이터 부족은 한계"
몇 가지 장점이 있지만, 다빈치로봇과 대등한 비교는 불가능하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이미 시장에 안착한 다빈치로봇은 어마어마한 임상 사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 성능을 비교하자면 외제차와 국산차 정도라고 했다.
송 교수는 같은 생각이었다. 리얼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는 것.
송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나온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며 "다빈치에 비해 얼마나 더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외과의사들이 장비에 익숙해지면 다른 장비를 쓰지 않으려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다빈치로봇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지만, 간단한 수술을 하는데 부족함은 없다"며 "중소병원이나 산부인과 전문병원, 외과전문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