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에스티팜·메디포럼 등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비용절감 및 환자 편의성 증대 장점...삶의 질 향상 측면 강점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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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장기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ion)'에 주목하고 있다.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부터 시작해 에스티팜, 메디포럼 등 중소형 바이오기업까지 장기지속형 주사제 연구개발에 나선 상태다. 

 

환자 편의성↑...조현병 분야, 일찌감치 관심

장기주속형 주사제는 매일 경구나 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1~3개월마다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대체하는 신규 제형이다. 

근육에 약물을 주입해 천천히 혈액으로 방출되도록 하거나, 분자 구조를 키워 신장에서의 배설을 지연시켜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게 특징이다. 

자주 약물을 투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환자 입장에서는 그 부담을 줄이면서도 최적화된 치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낮췄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경구용보다 단가는 높지만, 재발에 따른 입원 비용까지 고려한 비용효과성 연구에서는 의료비용이 절감됐다.  

실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있었다. 조현병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자에 기대를 건 것이다.

조현병은 재발이 잦은 질병이다. 학계에 따르면 약물치료를 중단한 조현병 환자의 53%는 10개월 이내에 재발했다. 또 1년 이상 향정신성약물로 안정된 조현병 환자가 약물치료를 중단할 경우 78%는 1년 이내에, 96%는 2년 이내에 증상이 재발했다.

조현병 환자가 매일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복약충실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집중한 이유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비정형 향정신약물 기준으로 얀센 리스페달콘스타(성분명 리스페리돈), 인베가서스티나(팔리페리돈팔미테이트), 인베가트린자(팔미페리돈), 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메인테나(아리피프라졸) 등 4개의 조현병 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시장에 출시돼 있다. 

 

국내사도 관심 집중...대형·중소 모두 개발 중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국내서도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우선 에스티팜은 에이즈 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 STP0404를 자체 개발 중이다. 

기존에 STP0404는 1일 1회 경구투여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를 월 1회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약효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에스티팜은 최근 프랑스 국립의약품청으로부터 이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기도 했다. 

메디포럼제약은 항응고제 아픽사반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독자 기술인 SMEBTM(Smart continuous Manufacturing system for Encapsulated of Biodrug) 플랫폼을 적용, 아픽사반을 함유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조법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가장 최근에는 대웅제약은 인벤티지랩과 장기지속형주사제 파이프라인 발굴 및 제형연구, 비임상·임상시험 진행, 해외 파트너링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전립선암 치료제 루피어데포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해 2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신약 개발 경쟁력을 높이고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국내 제약사에서 연구개발에 나서는 추세"라며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하고, 환자의 투약에 따른 부담과 사회적 비용은 낮추면서도 치료 효과는 높이는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저조한 처방은 한계로 꼽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질환에 따라 경구용보다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하는 게 환자의 약물 순응도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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