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주간부질환자에 CAGB 표준치료였지만 장기간 연구로 'PCI' 효과적 치료로 입증
서울아산병원 박승정·박덕우·안정민 교수팀, 10년 추적 결과 최초 분석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전 세계적으로 좌주간부질환(left main coronary disease)에 수술 혹은 스텐트 치료를 선택하는 데 뜨거운 논란이 이어졌지만 최근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스텐트 치료의 효과성을 입증했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박덕우, 안정민 교수(심장내과)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박덕우, 안정민 교수(심장내과)

서울아산병원 박승정·박덕우·안정민 교수팀(심장내과)은 스텐트 치료인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와 수술 치료인 관상동맥우회술(CABG)의 논란에 10년 장기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PCI와 CABG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밝혀졌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스텐트 치료의 효과가 입증됐다. 

박덕우 교수는 PRECOMBAT 결과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 에서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동시에 Circulation에 실렸다.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 홈페이지 캡쳐.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 홈페이지 캡쳐.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심장내과)는 "좌주간부질환 치료법과 예후에 대한 논쟁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심장 전문의들의 가장 큰 이슈였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박덕우 교수는 "이번 연구로 스텐트 시술의 장기적인 효과를 다시 한 번 입증했으며 환자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으로 인해 개흉수술이 위험한 경우에는 스텐트 시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고 연구의 의미를 평가했다.

1990년대 중반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박승정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팀은 지난 20년 동안 이 분야 선두그룹으로, 10년간 장기 추적한 이번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좌주간부질환 스텐트 시술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지속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논란 중심의 PCI vs. CABG..."스텐트, 확실한 치료법으로 자리매김"

전 세계 심장 전문의들은 심장의 가장 중요한 혈관인 좌주간부에 병변이 생기면 환자의 가슴을 열어 수술을 할 것인가 혹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힐 것인가에 대해 오랜 기간 의학적 논쟁을 벌여왔다. 

박덕우 교수는 ACC 2020 온라인 세션에서 발표하면서 "좌주간부질환 환자에서 PCI 혹은 CABG의 5년 이상 장기간 결과에 대한 데이터는 매우 제한적이다"면서 "발표된 장기 결과는 상충돼 장기간 추적관찰 연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는 ACC 2020 온라인 세션에서 PRECOMBAT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는 ACC 2020 온라인 세션에서 PRECOMBAT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 홈페이지 캡쳐.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은 이러한 논란에 해답을 찾기 위해 PRECOMBAT(Premier of Randomized Comparison of Bypass Surgery versus Angioplasty Using Sirolimus-Eluting Stent in Patient with Left Main Coronary Artery Disease)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2011년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교수가 2011년 NEJM에 발표했던 좌주간부질환 스텐트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비교 PRECOMBAT Trial의 10년 장기추적연구다. 

2011년에 발표된 연구는 2년간의 추적 결과를 분석했지만 이번애는 같은 환자군의 10년간 장기추적을 통해 환자의 예후를 가장 오랜 기간 관찰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의 13개 주요 대학병원에 등록된 좌주간부 질환자 1454명을 스크리닝 후 무작위로 300명의 스텐트 시술군과 300명의 수술 치료군을 배정해 시술과 수술의 결과를 장기간 비교했다. 

두 치료군의 시술 당시 평균 나이는 62.3세였으며, 76.5%는 남성이었다. 추적기간은 평균 11.3년이었으며, 관상동맥질환의 복합성을 파악해 스텐트 시술과 우회수술 판단을 돕게 하는 '신텍스 스코어'도 두 치료군의 분포도가 비슷해 연구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좌주간부 스텐트 시술 효과와 안정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 시술자의 주관적인 선택과 기준이 배제된 무작위 비교연구를 진행했다.

10년 장기추적 결과, 관상동맥질환중 가장 고위험군인 좌주간부질환에서 PCI 치료를 잘 하면 10년이 지나도 과거 표준치료였던 수술치료인 CABG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시술 및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 발생비율은 PCI군에서 18.2%, CABG군에서 17.5%였다(HR 1.00, 95% CI 0.70~1.44). 

고령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PCI군에서 14.5%, CABG에서 13.8%로 큰 차이가 없었다(HR 1.13, 95% CI 0.75~1.70). 

따라서 연구팀이 좌주간부질환 환자의 PCI와 CABG 예후를 10년간 장기 비교한 결과, 심뇌혈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및 사망률에서 두 치료군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Mark Moon 교수는 ACC 2020의 박 교수의 온라인 연구 결과 발표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이번 결과는 좌주간부질환 환자 관한 논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면서 "CABG가 불가능한 고위험 환자에 PCI 치료로 우월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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