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등재 수수료, 국내·외자사 사뭇 다른 분위기
의약품 등재 수수료, 국내·외자사 사뭇 다른 분위기
  • 신형주 기자
  • 승인 2020.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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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사들, 약가 절감 조직에 비용 지불 어불성설
외자사들, 높지 않은 수수료라면 빠른 등재위해 나쁘지 않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약품 등재를 위한 수수료를 청구할 계획이다. 그런데 국내사와 외자사 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6일 심평원은 의약품 건강보험 등재 적정 수수료 산출 방안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결과에 대해 제약업계는 아직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수수료 도입에 대해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로 나눠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번 의약품 등재 수수료와 관련해 심평원 스스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제약업계의 수수료로 충당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A 국내사 관계자는 "정부 조직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며 "업계가 경제활동이 필요할 때마다 정부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B 국내사 관계자는 "심평원은 약가를 깎기 위해 움직이는 조직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그 조직을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내 돈으로 적군의 용병을 사주는 꼴이다. 정부기관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인건비를 충당하겠다는 의도는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약품 허가 수수료가 비싼 것으로 유명하다.

FDA는 매년 미국 제약협회와 의약품 허가에 대한 계약을 맺고 있다. 

때문에, FDA라는 거대 조직도 미국제약협회와 기업들이 납부하는 비용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정책이나 제도 설정 시 업계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다.

C 관계자는 "FDA와 같은 형태로 심평원이 움직인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수익자 부담 원칙이라면 비용을 지불하는 제약업계도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심평원의 의약품 등재 수수료 제도가 도입되면, 향후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약가협상시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의견 제시에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제도 자체에 대한 반발보다, 수수료 설정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D 외자사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이 높지 않다면 빠른 등재를 위해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짧게 의견을 제시했다.

E 외자사 관계자는 "현재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등재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한이 있지만 기존 약제의 급여기준 확대에 대해서는 법정 검토 기한이 없다"며 "과도한 업무량 및 심사 인력의 부족 등의 이유로 검토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신청자 입장에서 심사 기간을 예측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청인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의약품 건강보험 등재 수수료를 통해 전문 심사인력 확보 등 심사의 질과 속도가 향상된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F 외자사 관계자는 "심평원의 약제 급여 등재 검토 인력 확보에 사용된다면 일반약제 급여기준 확대에 소요되는 일정이 단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개진됐다. 수수료를 받고 있는 식약처의 허가 행위와 심평원의 등재 행위는 다르다는 것이다.

식약처의 허가는 제약업체가 허가에 필요한 충분한 임상 자료가 구축되면 허가되는 확실성이 있지만, 등재는 제약업체가 완벽한 자료를 제출해도 가격협상이라는 단계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단과 가격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등재되지 않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것.

의약품 등재를 위한 심평원의 심사인력의 노력과 시간, 업무강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지만, 보험등재를 위한 수수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의약품 등재에 대한 확실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수료 납부에 대한 당위성은 인정되지만 새로운 금전급부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보장측면에서 반드시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수료 적용 방안으로서는 기존 수수료 체계와 통일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수수료 산정은 현재 운영상 발생되고 있는 실제원가를 산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

신약은 등재 절차에 따른 프로세스별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심평원 업무조사표를 통해 산출된 업무비중을 기준으로 업무 진행 단위별로 금액을 나눠 청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수료 도입 초기에는 행정비용 정도만 청구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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