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사 분석…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 천차만별
광고선전비와 매출액 증감, 양의 상관관계 보장 못해
판매관리비 중 광고선전비 규모, 대웅제약 가장 높아

사진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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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사 30개사 중 20곳이 전년보다 광고선전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늘린 광고선전비가 매출액 증대를 견인한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광고선전비를 늘렸음에도 매출액이 감소한 제약사가 있는 반면에 광고선전비가 줄었지만 도리어 매출액이 증가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판매관리비(판관비) 전체에서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제약기업 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2019년 경영실적이 공시된 국내 제약기업 30개사(코스피 20개사, 코스닥 10개사)의 재무제표 및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분석에서 사용한 재무제표는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개별재무제표'이다.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분석할 경우, 지배·종속기업의 자산·부채 변동과 현금흐름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지배·종속기업 유무와 관계없는 해당 제약사의 개별재무제표를 취합한 것이다. 

집계된 금액 및 비율은 각각 십만원 단위, 소수점 아래 두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실제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의 상세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동국제약,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 가장 높아
일동제약·부광약품 등도 코스피에서 비중 상위권

우선, 조사 대상 국내 제약사 30곳 중 20곳이 전기에 비해 2019년 광고선전비 규모를 키웠다.

광고선전비를 가장 많이 증가시킨 곳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으로 증가율은 무려 62.9%에 달한다.

대한뉴팜과 한미약품, 부광약품도 전기에 비해 각각 37.9%, 27.5%, 21.3%까지 광고선전비를 늘렸으며 GC녹십자(19.8%), 대웅제약(13.6%), 삼진제약(17.9%), 셀트리온(15.3%), 대한약품(19.4%) 등도 10%대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광고선전비 금액으로 봤을 때는 대웅제약이 681억 4700만원으로 30개사 중 가장 높고 매출액 1위인 유한양행이 676억 7200만원을 기록, 대웅제약을 바짝 쫓고 있다.

국내 제약사 30곳의 2019년과 2018년 매출 및 광고선전비 지출 현황
국내 제약사 30곳의 2019년과 2018년 매출 및 광고선전비 지출 현황

이어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보령제약, 일동제약, 한독, 대원제약, 동화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부광약품, 동국제약, 경동제약 등이 100억~500억원대 사이에서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다.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삼진제약, 영진약품 등은 100억원대 이하로 광고선전비를 조절했으며 가장 적은 지출을 한 제약사는 대한약품으로 7400만원에 불과하다.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제약사는 코스닥과 코스피를 통틀어 10.6%인 동국제약이다.

코스피만을 기준으로 하면 일동제약과 부광약품이 6.9%로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 상위권에 속한다.

그 뒤를 대웅제약(6.8%), 경동제약(6.3%), 동화약품(5.8%), 광동제약(5.2%), 한국유나이티드제약(4.7%), 유한양행(4.6%) 등이 잇고 있다.
 

광고선전비 높아졌다고 매출도 늘어난다? '그건 아니죠!'

눈에 띄는 점은 광고선전비 지출이 증가했더라도 매출액 증대를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한양행은 2018년에 비해 광고선전비를 15.2% 증가시켰음에도 매출은 2.9% 줄었다.

부광약품도 전기 대비 21.3%가량 광고선전비를 추가 지출했지만 매출이 13.8% 감소했고 삼진제약과 JW중외제약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반면, 광고선전비 규모를 줄였음에도 매출액이 증가한 곳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종근당을 필두로 광동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일동제약, 신풍제약, 휴온스, 바이넥스, 대화제약 등이 그 주인공이다.

광고선전비 증가 규모만큼 매출액이 증대된 제약사도 있는데 대웅제약, 한독, 대원제약, 일양약품, 셀트리온 등이 해당된다.

이같이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광고선전비가 판관비 항목 중 하나여서 반드시 기업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한 회계·세무 전문가는 "보통 광고선전비가 기업성과와 양의 상관관계에 있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보는 게 맞다"며 "그러나 업종별, 상황별로 장·단기 효과를 명확하게 구별 짓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선전비는 판관비의 항목 중 하나로, 판관비 자체가 당장 필요한 지출인지 필요 없는 지출인지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즉각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특히, 특정한 이슈에 의해 그 기업이 주목을 받거나 혹은 관심에서 멀어지면 광고선전비 투입량과 관계없이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판매비와 관리비' 혹은 '판매관리비'의 줄임말인 판관비는 한 기업의 제품 및 상품 등의 판매와 관리활동, 유지활동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통틀어 말한다.

판관비는 매출원가와는 다른 개념으로 급여, 퇴직급여, 통신비, 광고선전비, 차량유지비, 회의비, 복리후생비, 감가상각비, 임차료, 지급수수료, 외주용역비, 교육훈련비, 판매촉진비 등 기업 특성에 따라 다양한 계정이 존재한다.
 

30개 국내 제약사, 판관비 내 광고선전비 비중 유지하려 노력

조사 대상 제약기업 30개사 중 2019년 판관비 내 광고선전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웅제약으로 24.1%를 기록했다.

이어 동국제약 23.4%, 유한양행과 광동제약 21.4%, 동화약품 19.7%, 일동제약 18.9%, 종근당 18.4% 순이다.

30개 제약사의 2019년 평균 판관비 내 광고선전비 비중은 10.3%로 이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GC녹십자,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JW중외제약, 한독, 대원제약, 신풍제약 등이다.

특히, 국내 30개 제약사는 지난해 판관비 내 광고선전비 비중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 2019년과 2018년 판관비 내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

전기 대비 2019년의 비중 증감율을 살펴본 결과, 제약사별로 각양각색이지만, -3%p~5%p 내에서 증가하거나 감소했던 것.

실제로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대웅제약 -2.6%p이고,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 3.8%p이다.

회계·세무 전문가는 "판관비는 포괄손익계산서상 변동비와 고정비로도 나눌 수 있을 만큼 기업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까다롭다"며 "판관비 증가가 당장의 영업이익을 악화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올해의 높은 판관비 지출이 그 다음해의 높은 매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특정 기간 동안 꾸준하게 판관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상회하면 수익성이 조금씩 악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판관비가 일시적인 것인지 향후 영업이익을 다시 상승시킬 여지가 있는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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