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병원 양재혁 교수 '대한척추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발표
골다공증 진단 시기, 여성이 남성보다 어려…남성은 척추 골절 발생 후 골다공증 진단
골다공증 척추 골절 및 척추 변형 환자, 심장·폐질환 가능성 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골다공증 남성 환자는 척추 골절보다 골다공증 진단 시기가 더 늦어, 임상에서는 남성을 대상으로 골다공증을 적극적으로 진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대 구로병원 양재혁 교수(정형외과)는 15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린 제36차 대한척추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를 주제로 최근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평균 나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어렸지만, 척추 골절이 발생한 나이는 성별 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척추 골절 발생 후 골다공증이 진단되는 시기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늦었다.
이번 연구는 '골다공증 척추 골절 환자에서 심뇌폐질환의 유병률 연구'를 주제로 양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이병호 교수(정형외과)가 공동 진행한 연구다.
양 교수는 "골다공증 척추 골절에 관한 연구가 보고되고 있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해 골절 발생과 심폐질환의 연관성을 본 연구는 많지 않다"며 "게다가 척추질환 환자 데이터를 중심으로 10년 이상 추적관찰한 연구도 적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2002~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서 60세 이상 성인 55만 8147명을 확인해 골다공증 척추 골절 유병률 및 발생 패턴과 골다공증 척추 골절 환자의 심장·뇌·폐질환 발생률을 평가했다.
먼저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평균 나이는 여성 69.41세, 남성 70.92세로 여성에서 더 빨리 골다공증이 확인됐지만(P<0.0001), 척추 골절이 발생한 나이는 각각 72.14세와 72.56세로 남녀가 비슷했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보다 척추 골절 발생 후 골다공증이 진단되는 시기가 늦었다. 남성은 척추 골절 발생 후 골다공증 진단까지 평균 34.08일이 걸렸고 여성은 8일에 불과해 성별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P=0.0334).
골다공증 환자의 부위별 척추 골절에 따라 △요추 골절 △천추 골절 △요천추 골절 △흉요골반 골절 △상세불명 척추 골절 △질환성 골절 등 발생률은 남녀 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흉추 골절 발생률은 남성 22.5%, 여성 31.4%로 여성에서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았다(P=0.0042).
주목할 점은 이 같은 결과에서도 남성 환자에서 골다공증이 늦게 진단된다는 점이다.
남성은 흉추 골절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평균 50.27일 후 골다공증을 진단받았다. 여성은 11.11일 후 골다공증이 확인된 결과와 차이를 보인다.
또 남성은 △요추 골절 △천추 골절 △질환성 골절 등을 치료하면서 골다공증을 진단받기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각각 36.26일, 74일, 16.55일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은 요추 골절 후 골다공증 진단까지 8.56일이 걸렸고, 천추 골절 또는 질환성 골절의 경우 각각 97.30일, 0.9일 더 일찍 골다공증을 확인했다.
양 교수는 "남성 환자는 골절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골다공증 진단이 진행됐다"면서 "남성 환자는 골다공증 진단이 늦거나 간과되면서 관리 없이 일상활동을 해 골절이 발생하고, 이후 외래에서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골다공증 환자는 골다공증이 없는 환자보다 척추 골절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았고(P<0.001), 10년 추적관찰 동안 골다공증 환자에서 지속적으로 척추 골절 발생률이 높게 유지됐다.
단 골다공증 척추 골절 환자에서 척추 변형이 나타난 환자가 많지 않아, 척추 골절 후 척추 변형 발생률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이어 연구팀은 골다공증 척추 골절 및 척추 변형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뇌혈관·폐질환 발생 가능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골다공증 척추 골절 및 척추 변형과 심장·폐질환은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지만(각각 P=0.0012; P<0.0001), 뇌혈관질환은 골다공증 척추 골절 및 척추 변형과 관계없이 발생했다(P=0.8171).
특히 골다공증 척추 골절 후 척추 변형이 나타난 환자의 심장질환 발생 위험은 골다공증과 척추 골절이 모두 없는 성인과 비교해 1.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95% CI 1.03~3.05).
양 교수는 "남성 환자의 골다공증 진단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며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척추 골절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높게 보고된다. 또 골다공증 척추 골절은 심장·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척추 변형이 발생한 경우 심장질환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진다"고 임상에서 주의를 기울이도록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