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체온치료연구회, KORHN 등록사업 결과 26일 발표
약 1300명 환자 등록…6개월 생존율 40%·신경학적 예후 좋은 환자 30%
은평성모 김수현 교수 "국내 치료 성적 유럽 대규모 연구 결과보다 떨어지지 않아"

은평성모병원 김수현 교수는 26일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제6회 Post-Cardiac Arrest Symposium'에서 'KORHN 등록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은평성모병원 김수현 교수는 26일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제6회 Post-Cardiac Arrest Symposium'에서 'KORHN 등록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리나라에서 병원전 심정지 후 저체온치료를 받은 환자의 6개월째 생존율은 40%,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비율은 30%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우리나라는 생존율이 낮은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은 리듬(nonshockable rhythm)' 환자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유럽 대규모 연구 결과와 비교해 치료 성적이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은평성모병원 김수현 교수(응급의학과)는 'KORHN 등록사업(Korea Hypothermia Network Registry)' 결과를 26일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열린 '제6회 Post-Cardiac Arrest Symposium'에서 발표했다.

KORHN 등록사업은 한국저체온연구회가 진행한 연구로, 2010년 10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약 40개월 동안 전국 22곳 의료기관을 찾은 병원전 심정지(out-of-hospital cardiac arrest) 환자 1373명이 등록됐다. 

먼저 병원전 심정지 환자의 6개월째 생존율은 40%, 사망률은 58%로 조사됐다. 6개월째 뇌수행도분류(cerebral performance category) 점수가 1~2점으로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환자는 30%, 불량한 환자는 68%였다. 

전반적으로 6개월째 예후가 좋았던 환자군은 불량한 환자군보다 남성 비율이 많았고(78% vs 67.9%) 평균 나이가 더 어렸다(52.7세 vs 60.3세).

자발순환회복(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 후 신경학적 검사는 예후가 좋은 환자군이 불량한 환자군보다 많이 진행됐으며 혈류역학 상태도 좋았다. 

아울러 고혈당은 예후가 불량한 환자군이 좋은 환자군보다 빈번하게 발생했고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PaCO2), 젖산염(lactate) 수치 등이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고혈당 환자는 치료 초기에 많았고 이후 점차 감소해, 각 의료기관이 환자 소생 후 혈당을 목표치인 144mg/dL까지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저체온치료 온도는 33℃로 설정해 치료받은 환자가 71.4%로 가장 많았고, 이를 포함해 32~34℃로 치료받은 환자가 약 80%를 차지했다. 그 외 약 20%는 35~37℃로 저체온치료를 받았다. 치료 유지 시간은 24시간이 98.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이번 등록연구에 앞서 진행했던 후향적 연구 결과와 비교해 2015년 이후 데이터에서 저체온치료 시 온도를 36℃로 설정한 환자 비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3℃ 또는 36℃로 저체온치료를 유지한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두 군간 심장원인, 쇼크필요리듬(shockable rhythm) 등의 환자 특징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저체온치료 시 33℃ 또는 36℃ 중 어떤 온도로 유지할지 결정할 때 환자 특징은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 의료기관의 치료 프로토콜이 저체온치료 유지 온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은 리듬 환자의 6개월째 생존율은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저체온치료 유지 온도가 33℃인 환자군이 25.8%, 불량한 환자군이 19.1%로, 유지 온도가 33℃일 때 생존율이 조금 더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신경학적 예후는 저체온치료 유지 온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이어 심장리듬에 따른 심정지 환자 비율과 예후를 평가한 결과, 제세동으로 치료될 수 있는 쇼크필요리듬 환자인 심실세동(VF) 또는 맥박이 없는 심실 빈맥(VT) 환자는 36%를 차지했다. 6개월째 생존율은 69.9%,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환자는 63.7%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은 리듬에 속하는 '심장무수축(asystole)' 또는 리듬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무맥성 전기활동(PEA)' 환자는 각각 24%와 38%로 VF/VT 환자보다 많았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째 생존율은 심장무수축 환자가 15.8%, 무맥성 전기활동 환자가 35.6%였고,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비율은 각각 4.9%와 20%에 불과했다.

즉 국내에서는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은 리듬 환자가 제세동으로 치료될 수 있는 환자보다 많을뿐더러 예후가 좋지 않아, 전체 병원전 심정지 환자의 치료 예후가 불량한 것처럼 보인다는 게 김 교수의 전언이다.

그는 "전체 6개월째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가 좋은 비율을 보면 각각 약 40%와 30%로, 국내 병원전 심정지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쇼크필요리듬 환자만 분석하면 각각 69%와 62.8%였다. 이는 유럽에서 진행한 대규모 연구 결과와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저체온연구회는 이번 KORHN 등록사업 1기 조사에 이어 10월부터 2기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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