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림프구 자극해 류마티스 악화시키는 태반성장인자 역할 규명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김완욱, 유승아 교수.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김완욱, 유승아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완욱 교수(류마티스내과) 연구팀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 과정의 핵심인자를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완욱 교수 연구팀이 병든 림프구를 자극해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혼란에 빠트리는 결정적 인자를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병든 림프구에서 다량 분비돼 혈관 형성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등 류마티스를 악화시키는 인자로서 태반성장인자의 역할을 규명했다. 

태반성장인자는 혈관을 생성시키는 주요인자 중 하나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내에는 정상 관절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4배 이상 증가돼 있다. 

이번 연구는 향후 태반성장인자를 조절하는 방식의 난치성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병이 생긴 부위에 혈관이 잘 발달돼 있고 혈관 주위에 병든 림프구가 많이 모여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서로 가까이 있는 혈관과 림프구의 상호작용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고, 실제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 17의 상위 조절자로서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태반성장인자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했다.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경우 관절의 염증이 줄어들었다.
▲태반성장인자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했다.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경우 관절의 염증이 줄어들었다.

실제 태반성장인자를 만드는 림프구를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한 결과,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병든 면역반응이 줄어들고 염증반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반대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드는 림프구를 만든 결과 인터루킨 17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나빠졌다. 

김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을 악화시키는 핵심적인 원인인자로 '태반성장인자'를 새롭게 발굴하고 그 작용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며 "태반성장인자를 억제할 경우 혈관의 증식과 림프구의 비정상적인 활성을 감소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부작용 없이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난치성 면역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핵심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치료제 개발에 응용해 모든 자가면역질환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힘쓸 것"이라며 "연구성과가 우리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고통받는 환자들의 치유를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Nature Immunology' 8월 13일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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