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치료에 꼭 필요한 MRI, 모호한 급여기준 때문에 못 쓴다?
류마티스 치료에 꼭 필요한 MRI, 모호한 급여기준 때문에 못 쓴다?
  • 주윤지 기자
  • 승인 2019.09.20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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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PET 등 효과적인 영상검사법이 있지만 제대로 처방 못 해
적절한 시기의 진료, 치료 놓쳐 환자의 질병은 진행, 의료비 지출도 증가
심평원 "인력 부족으로 보험급여 제정 힘들어" 및 복지부 "치료 남용 문제 있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류마티스근골격질환과 염증을 확인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혹은 양전자단층촬영(PET)이란 영상검사법이 존재하는 것에 불구하고 불명확한 급여 기준 때문에 의료진은 이를 사용을 못하고 환자들은 모호한 '그레이 존'에서 진료·진단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근골젹질환 중 대부분은 염증이 주요 병리 현상이다. 염증은 면역 세포 또는 염증 세포의 병태적 변화가 염증을 유발해 질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염증의 상태에 따라 질병 활성도와 진행 경과가 변화한다. 

염증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검사법은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활영(PET)인 크게 3가지가 있다. 이런 영상검사로 통해 의료진은 진단, 질병활성도 평가 및 치료 효과 평가를 할 수 있다. 

특히 관절 내 활막염증에 의해서 연골과 골이 파괴돼 관절 변형과 장애 발생이 되는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경우 MRI에서 관찰되는 골부종이 골미란에 선행하기 때문에 골파괴를 예측할 수 있다.골부종은 다른 영상기법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MRI만의 고유한 소견이다.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가을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류마티스학회 전문가들은 국내 영상검사법 관련 가이드라인이 혼란스럽고 모호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영상연구회 윤종현 회장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가을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대한류마티스학회 영상연구회 윤종현 회장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가을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류마티스근골격질환 영상검사 급여제도 변화와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영상연구회 윤종현 회장은 "유럽에서는 대혈관혈관염 같은 경우 PET 혹은 CT를 찍는 것을 권고하는 지침서가 2005년에 벌써 나왔는데 국내에는 현재도 이런 지침이 하나도 없다"면서 "실제로 류마티스학회 내에서는 스탠다드 MRI 급여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보험급여 기준이 불명확해 필요한 검사를 하지 못하거나, 부담되는 비급여로 하게 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 참여한 한국강직성척추염환우회 이승호 회장은 "고등학교 때 왼쪽 고관절이 굳었지만, 군대 갈 때는 X-ray상 특이한게 없고 아프지 않아서 군대를 가게 됐지만 군대에서 몸이 많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며서 "척추, 오른쪽 어깨가 굳어가고, 지금은 왼쪽 어깨 빼고 다 굳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이로 인해 저는 직장을 잃고 장애 등급을 받게 됐다"라면서 "만약에 진료, 진단, 치료를 감당하는 보험급여 제도가 잘 돼 있었으면 제 몸이 굳어가는 것을 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회장에 따르면 현재 환자들은 꼭 필요시라더라도 영상검사를 부담되는 비급여로 찍고 싶지 않다. 또 의료진은 환자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케이스가 많아 비급여로 찍으라고 강제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사를 놓치고, 질병의 악화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현재 의료진은 선생들이 비용에 대한 고민을 해야되는 상황이 좀 더 좋아졌으면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급여 및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보험급여 기준을 설정하는 데 장벽을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기현 진료심사평가위원은 심평원의 인력 부족으로 류마티스질환에 대한 급여기준을 정리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서 진료심사평가위원은 "심평원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면서 "전폭적인 지원이 되지 않는 이상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고 여건이 된다면 심평원은 인력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이종규 보험급여과장은 보험급여가 되면 남용될 문제를 언급했다.

이 보험급여과장은 "MRI나 이런 영상검사법 부분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치료 남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라면서 "근거(evidence)기반 가이들라인인지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고, 두번째로 비용효과적(cost effective)한지 봐야 하는데 초기 진단에서 솔직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 보험급여과장은 "어깨가 아프다고 영상검사를 급여화하기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진단이 된 후 급여화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 이 회장은 "정부에서 보험제도를 바꾸면 남용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물론 있지만 환자는 MRI 검사 자체가 고통스럽다"라고 해명했다. "이렇게 고통스럽게 MRI 진료밖에 받을 수 없는 처지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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