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팀, 광운대와 공동연구
심평원 자료로 건선 및 정신질환 진단받은 환자 분석…정상인보다 정신질환 위험 높아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 방철환 임상강사.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 방철환 임상강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건선환자는 불안장애, 우울증, 신경증성 장애 등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건선환자는 건선을 진단 받지 않은 정상인에 비해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공동 교신저자), 방철환 임상강사(공동 제1저자)와 광운대 경영학부 이석준 교수(공동 교신저자), 윤재웅 연구원(공동 제1저자)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2~2013년 심평원 자료에서 건선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 2762명을 대상으로 건선환자가 정신질환을 겪을 위험도와 발생 기간을 조사 분석했다.

정신질환은 우울증, 불안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신체형 장애, 신경증성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로 분류했다. 신체형 장애는 정신적인 갈등 때문에 신체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신체적 원인이 아닌 정신적인 수면장애를 뜻한다.

연구 결과, 건선환자는 건선을 진단 받지 않은 정상 대조군보다 △불안장애 2.92배 △신경증성 장애 2.66배 △신체형 장애 2.62배 △비기질성 수면장애 2.58배 더 높았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은 이보다 낮은 1.2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우울증이, 남성은 신경증성 장애와 신체형 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높았다. 정신질환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61일로 가장 짧았고, 우울증과 신경증성 장애가 각각 196일, 224일로 가장 길었다. 

불안장애, 신체형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86일에서 94일로 발병까지 3개월가량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건선환자가 불안장애에 걸리는 기간은 53일로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이지현 교수는 "건선환자의 정신질환 위험도가 높고 일부 질환은 2~3개월 만에 발생할 수 있다"며 "건선환자가 불안증상이나 우울증상, 불면증 등이 있으면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철환 임상강사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17타입)와 관계된 염증반응이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건선이 대표적으로 해당 T세포와 관련된 질환이라서 정신질환과의 연관성도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와 이공계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JAMA Dermatology 6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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