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암 발생 등 안전성 문제로 승인 거절 후 약 8년 만에 허가받아
재발 완화형·다른 치료제에 반응 없는 2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적응증 획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다발성경화증 경구용 치료제 클라드리빈(cladribine, 제품명 마벤클라드)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문턱을 넘었다.

이번 승인은 지난 2011년 암 발생 우려 등 안전성 문제로 FDA 승인을 거절당한 뒤 약 8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FDA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클라드리빈을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 및 다른 치료제로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2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했다.

클라드리빈은 12개월 이전에 최소 1회 재발을 경험한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132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클라드리빈을 복용한 환자군의 재발 횟수가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줄었다.

다만 클라드리빈의 안전성 우려는 남아 있어, FDA는 다른 치료제로 충분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만 클라드리빈을 투약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안전성 문제로, 중추신경계 증상이 단 한 번 나타난 임상단독증후군인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는 클라드리빈을 권고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FDA는 클라드리빈 제품 라벨에 돌출주의문(Boxed Warning)을 삽입해 약물 복용 시 악성종양 위험이 증가하고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클라드리빈을 복용하는 동안 효과적인 피임을 할 계획이 없는 남성과 가임기 여성은 약물 복용 후 6개월 동안은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이 약을 복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진은 약물치료 가이드(Medication Guide)에 따라 클라드리빈을 환자에게 처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클라드리빈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암 검진을 받아야 한며, 의료진은 치료 전, 치료 기간, 치료 후 환자의 전혈구검사(complete blood count)를 시행해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이는 클라드리빈이 골수부전(bone marrow suppression)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적혈구 및 백혈구 수치 감소와 연관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클라드리빈 복용 환자는 감염 가능성이 높으며 간 손상 위험이 있고,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은 혈액제제 수혈을 진행하면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 발병과 관련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FDA 신경학제품부문 Billy Dunn 박사는 "FDA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클라드리빈은 다른 치료에 실패한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위한 추가적인 치료옵션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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