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ANA 하위분석·CAPTAF 연구,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부정맥제 치료보다 삶의 질 개선 뛰어나
국내 전문가 "향후 전극도자절제술의 위치 좀 더 높아질 것"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심방세동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관련해 전극도자 절제술(Catheter Ablation)이 항부정맥제와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최근 JAMA 3월호에 실린 CABANA 사후 분석, CAPTAF 연구 결과 전극도자 절제술이 항부정맥제 치료보다 심방세동 환자의 삶의 질 개선 효과가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 환자는 호흡곤란, 답답함 등 여러 증상으로 인해 종종 병원을 찾고, 일부는 응급실에 입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곧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심방세동 환자의 삶의 질 관리는 주요심혈관계사건(MACE)을 조절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심방세동 치료에 사용되는 전극도자 절제술은 지난해 미국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HRS 2018)에서 발표된 CABANA 연구 결과, 항부정맥제 치료 대비 심방세동 환자의 사망, 뇌졸중, 출혈 위험을 유의하게 낮춰 주목 받았다.

그러나 환자의 장기적인 삶의 질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는 상태였다.

CABANA 사후 분석 : 심방세동 환자 삶의 질 높이고, 증상 중증도 낮춰

CABANA 사후 분석, CAPTAF 연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학 Daniel B. Mark 박사팀의 CABANA 사후 분석 연구에 따르면 전극도자 절제술은 항부정맥제 치료 대비 심방세동 환자의 삶의 질을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10개국의 126개 센터에서 등록된 심방세동 환자 2204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전극도자 절제술군에 1108명, 항부정맥제 복용군(항부정맥제군)에 1096명이 배정됐다.

환자 중 발작성 심방세동은 43%, 지속성 심방세동은 57%였다. 환자 연령(중앙값)은 68세, 남성은 63%였다. 추적조사는 2017년까지 이뤄졌다.

1차 종료점에서는 AFEQT(Atrial Fibrillation Effect on Quality of Life), MAFSI(Mayo AF-Specific Symptom Inventory), 중증도 점수(severity score) 등을 평가했다.

AFEQT는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음을 나타내고, MAFSI와 중증도 점수는 점수가 낮을수록 증상이 좋음을 의미 한다. 임상적인 유의성은 AFEQT는 5점 이상, MAFSI는 1.6점 이상, 중증도 점수는 1.3점 이상 차이날 경우로 정의했다.

치료 1년째 전극도자 절제술군의 AFEQT 점수는 평균 86.4점으로 항부정맥제군보다 5.3점 높았다(95% CI, 3.7~6.9). MAFSI 점수는 전극도자 절제술군이 평균 6.4점으로 항부정맥제군보다 1.7점 낮았다(95% CI, -2.3~-1.2). 중증도 점수는 전극도자 절제술군이 평균 5.0점으로 항부정맥제군보다 1.5점 낮았다(95% CI, -2.0~-1.1;P<0.001).

CAPTAF : 삶의 질 개선, 반복적인 심방세동 발생 낮춰

스웨덴 웁살라대 Carina Blomström-Lundqvist 박사팀의 CAPTAF 연구에서도 전극도자 절제술의 심방세동 환자의 삶의 질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연구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스웨덴의 대학 병원 4곳, 핀란드의 대학 병원 1곳에서 모집된 환자 155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전극도자 절제술군에 79명, 항부정맥제 복용군(항부정맥제군)에 76명이 배정됐다.

환자는 6개월 이상 심방세동을 앓고 있으며 항부정맥제 또는 베타 차단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였다. 좌심실 박출률 35% 미만, 좌심방 직경 60mm 미만인, 이전에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았던 환자는 제외됐다. 환자 평균 연령은 56.1세였고, 22.6%는 여성이었다.

1차 종료점에서는 삶의 질 평가도구인 SF-36 점수를, 2차 종료점에서는 ‘반복적인 심방세동 발생(atrial fibrillation burden)’을 평가했다. SF-36은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음을 나타낸다.

치료 1년 째 전극도자 절제술군의 SF-36은 61.8점에서 73.9점으로 올랐으나, 항부정맥제군은 62.7점에서 65.4점으로 오른 것에 그쳤다. 두 군 간 개선 점수 차이는 8.9점이었다(95% CI; 3.1~14.7;P=0.003).

반복적인 심방세동 발생률은 전극도자 절제술군이 24.9%에서 5.5%로 감소했으나, 항부정맥제군은 23.3%에서 11.5%로 감소한 것에 그쳤다. 두 군 간 반복적인 심방세동 발생률 감소 차이는 6.8%였다(95% CI; -12.9~-0.7; P=0.03).

가장 많이 발생한 부작용은 전극도자 절제술군에서는 요로성패혈증(5.1%), 항부정맥제군에서는 심장빈맥(3.9%)이었다.

Mark 박사는 “전극도자 절제술은 항부정맥제 치료 대비 심방세동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유의한 삶의 질 개선을 이끌어 냈다”며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 치료 선택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Blomström-Lundqvist 박사는 “전극도자 절제술의 특성상 이중맹검이 이뤄질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음에도 이번 연구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는 항부정맥제 치료 환자보다 삶의 질 개선에서 우월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전문가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심방세동 치료에 있어서 전극도자 절제술이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는 “CABANA 연구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은 심방세동 환자의 사망, 뇌졸중, 출혈 위험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이번 사후 분석 결과로 삶의 질 향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재 국내외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에서는 항부정맥제 치료에 실패한 심방세동 환자에 한해 전극도자절제술을 받도록 돼 있기에 향후 전극도자절제술의 위치가 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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