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 "의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면교육 활성화할 계획"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수면장애 환자는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꿀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수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건강한 수면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2013년 38만 686명에서 2017년 51만 5326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성빈센트병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수면장애 환자들이 상당하며 이들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한국수면학회는 의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면교육'을 더욱 활성화해 대중에게 수면장애를 알리고 숨겨진 환자들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 2년간 학회를 이끌게 된 홍 회장을 만나 수면교육의 중요성과 보험 이슈 등에 대해 들었다. 

- 그동안 학회 차원에서 어떤 수면교육 활동을 진행했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 워크숍을 진행했고, 전국 10~12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수면 투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지난 20여년 간 약 5000명 의사를 대상으로 학회 차원에서 수면교육을 실시해 왔다. 개원가, 종합병원 진료과에 상관없이 수면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의사는 모두 참석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기면병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2002년부터 매년 2회씩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기면병 과수면증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는 의사뿐 아니라 환자, 일반인도 참석했으며, 기면병 진단과 치료전략과 함께 낮졸림증을 유발하는 원인 등에 대해 강의했다. 

앞으로 낮졸림증을 주제로 매년 1~2회 워크숍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올해에는 수원 시민을 대상으로 수면에 대한 강의를 4회 진행할 예정이다. 수면장애에 대해 알리면서 고위험군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교육하고자 한다. 

- 학회가 의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면교육에 집중하는 이유는?

먼저 환자를 보는 의사들이 수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충분한 잠을 취하지 못한 환자가 내원하면 수면제만 처방하고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수면제를 복용해선 안되는 불면증 환자도 있다. 약을 처방하더라도 효과와 위험 등을 알고 써야 한다. 의사들도 수면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면교육은 수면장애 환자 발굴로 이어진다. 예로 기면병은 희귀난치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 실제 치료받는 환자가 5000명이 안 된다. 하지만 실제 국내 기면병 환자 수는 약 2만~2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면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게다가 기면병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받지 않은 환자도 있다.

일반인들이 수면장애에 대해 알게 되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학회 차원에서 수면교육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 오프라인 강의와 함께 온라인으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 있나?

오프라인 강의에 이어 유튜브 등 온라인에 짧은 영상을 통해 수면장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매번 오프라인 강의를 하기란 쉽지 않다. 온라인을 통한 수면교육을 진행한다면 의사와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어 교육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수면학회 홍승철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지난해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보완점은 없나?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이전보다 검사 및 치료를 받는 환자가 늘었다. 하지만 현재 건강보험 기준에서 모든 수면장애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쉽다.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 등 환자는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그러나 불면증, 렘수면행동장애,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불면증 환자인데 수면 무호흡증이 없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처음부터 모든 수면장애 환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에는 재정적인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로 기면병이 의심되고 낮졸림증이 있는 환자들은 입면잠복기반복검사(MSLT)를 받는다. 하루 동안 환자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낮에 진행하는 검사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입장에서는 재정적인 부담이 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은 보완됐으면 한다. 

- 학회 주도로 진행하고 싶은 수면장애 관련 연구가 있다면?

3교대 근무자들의 수면 상태를 확인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 많은 3교대 근무자가 불면증이나 낮졸림증을 경험한다. 이들의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작업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고를 줄일 수 있는지 본다면, 회사나 국가에서 근무자들의 수면 건강 관리에 투자할 것이라고 본다. 

또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건강이 얼마나 개선됐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일반인들은 수면장애와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국내 수면장애 유병률을 본 역학연구에서 나아가, 수면장애와 다른 질환과의 실제 연관성을 확인하고 싶다. 수면장애에 대한 코호트를 잘 구축한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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