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대 김인희 교수 The Liver Week 2018서 발표
"치료 반응과 안전성 고려 신중히 결정해야”

▲ 전북의대 김인희 교수(내과학교실)가 13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The Liver Week 2018에서 발표하고 있다.

환자에 따라 만성 B형간염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전북의대 김인희 교수(내과학교실)는 13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국제학술대회인 The Liver Week 2018에서 만성 B형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 치료 시작과 종료에 대해 고찰했다.

치료 언제 시작할까

만성 B형간염에서 항바이러스 치료의 첫 시동은 주의를 요한다. 현재 항바이러스 치료로는 B형간염바이러스(HBV)의 완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치료 목표는 바이러스 증식을 지속해서 억제해 다른 합병증을 막는 것이다.

혈청 ALT와 HBV DNA 수치, HBV 항원, 간조직의 염증 및 섬유화는 장기 예후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치료 시작을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항바이러스 치료 시작을 결정할 때 △혈청 ALT와 HBV DNA, HBV 항원 주기적 검사 △간조직검사, 순간탄성 측정법 등 비침습적 검사를 이용해 간질환 중증도를 평가 △환자 연령, 간경변증, 간세포암종 동반 여부, 가족력, 임신 및 기타 동반된 특수 상황 등 임상 정보 고려가 필요하다.

먼저 HBeAg 양성·만성 HBV 감염인 면역관용기에서 KASL, EASL, AASLD 등 주요 가이드라인은 치료를 시작하지 말고 3~6개월의 주기적 간격으로 혈청 ALT와 HBV DNA 수치를 모니터링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면역관용기는 HBeAg 양성이고 ALT가 정상이어서 높은 HBV DNA 수치에도 간조직의 염증이 없거나 경미해 간질환 진행 위험이 낮다는 이유다.

HBeAg 양성 또는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시기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KASL과 AASL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혈청 HBV DNA가 20000IU/mL 이상(HBeAg 양성) 또는 2000IU/mL 이상(HBeAg 음성)이고 혈청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 상승하거나 중등도 이상의 염증괴사 소견 혹은 문맥주변부 섬유화 이상의 단계를 보이면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ALT가 정상 상한치의 1~2배 상승한 경우에 약 2/3에서 F2 이상의 섬유화 소견을 보이며 혈청 HBV DNA가 20000IU/mL 이상인 경우 ALT가 정상으로 유지되더라도 치료를 요하는 섬유화/염증 소견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AST 혹은 ALT가 정상 상한치의 1~2배 사이인 경우 추적관찰 하거나 간생검을 시행해 중등도 이상의 염증괴사나 섬유화를 보이면 치료를 시작한다.

간조직검사를 시행할지 결정할 때에는 환자의 연령, 혈청 HBV DNA 수치, 혈청 ALT치, 간세포암종의 가족력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비대상 간경변증으로 진행과 간세포암종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대상성 간경변증에서 혈청 HBV DNA가 2000IU/mL 이상인 경우 ALT 수치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며, HBV DNA가 2000IU/mL 미만으로 낮은 경우에도 간질환 진행과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HBeAg 음성·만성 HBV 감염(면역비활동기)에서는 anti-HBe 양성, 혈청 HBV DNA가 2000U/mL 미만으로 낮거나 검출되지 않으며, 혈청 ALT가 지속적으로 정상 소견을 보이는 시기로 대부분 염증과 섬유화가 경미하고 예후가 양호해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추적 관찰한다.

또한 혈청 HBV DNA가 2000IU/mL 미만으로 ‘낮은 바이러스 농도’면서 강경변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비대상 간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ALT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그 외에도 △간이식 받는 HBsAG 양성 환자 △HBsAG 음성, anti-HBc 양성인 공여자로 간 이식받는 환자 △HBsAg 양성인 임신부 중 HBV DNA 수치가 200000IU/mL 초과 △HBsAg 양성인 환자에게 면역억제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 △급성 B형간염 환자 중 중증일 경우에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 중단해야 하나?

가장 흔히 사용하는 치료는 경구 항바이러스제인 핵산유사체(NAs)다. 그러나 NAs 치료를 마친 후 HBV가 재발하고, 간 기능 악화가 발생할 수 있어 치료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NAs 치료를 받는 만성 B형간염 환자는 HBV 완치가 어렵고 HBsAg 소실도 드물어 대부분 장기간 치료를 하게 된다. NAs를 이용한 장기간 치료는 약제 순응도, 부작용, 추적 검사 및 경제적 부담으로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 종료를 원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치료 종료는 안전성과 예측되는 치료 반응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의 일차적 치료 목표는 HBeAg 혈청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에서 HBeAg 혈청전환을 NAs 치료 중단 지표로 권고하고 있다.

보다 안전한 다른 지표로는 HBsAg가 사라질 때까지 NAs 치료 유지를 고려할 수 있다.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은 NAs의 적절한 치료 기간이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 HBV 가이드라인은 HBsAg가 사라질 때까지 장기간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APASL 가이드라인에서는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 혈청 HBV DNA가 6개월 간격으로 3번 이상 음성을 유지하며 최소 2년 이상 치료 후에 NA 치료를 중단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간경변증은 장기간 치료를 하며 치료 중단을 권고하지 않는다. 간경변증을 동반한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환자에 NAs 치료 중 anti-HBe로 혈청전환을 보인 경우 치료 중단 시 임상적 비대상 간부전과 사망 위험을 고려할 때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고, HBsAg가 사라지면 치료 종료를 고려할 수 있다. HBeAg 음성인 경우에도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며 HBsAg 소실을 보인 경우 치료를 마칠 수 있다.

비대상 간경변증인 경우 간이식을 고려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중단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상이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라면서 "향후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바이러스 치료반응이 향상돼 치료 시작과 종료 시기에 대한 복잡한 고민이 해결되고, 궁극적으로 HBV의 완치가 현실적인 치료 목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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