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가 그만두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버리면?
주치의가 그만두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버리면?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8.06.07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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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주치의 등록 주민 명단 관리 ... 규칙에 따라 새로운 주치의에게 등록
최근 일차의료연구회·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가 '주치의제도 바로알기 : 시민과 의사들의 궁금증에 답하기' 책자를 펴냈다. 오랫동안 주치의제도 안착을 위해 노력해온 이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주치의제도의 의미와 국민과 의사들이 주치의제도에 대해 갖는 오해와 불안에 대해 다뤘다. 특히 주치의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다른 나라의 사례, 주치의제도를 한국에 단계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간략하게 정리했다.이 책의 대표저자인 정명관 (대한가정의학회 정책위원 / 정가정의원 원장) 원장은 서문을 통해 "지금 내가 힘든 건 게을러서도 아니고, 수가의 문제만도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의 문제였고, 내가 일하 는 현장인 일차의료가 제대로 서 있지 않아서였다"라며 "일차의료연구회와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에서 여러 나라의 주치의제도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고, 국민들도 살고 의사도 살 길은 주치의제도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MO에서는 총 10회에 걸쳐 주치의제도 바로알기를 연재한다.싣는 순서1. 주치의제도의 의미.2. 국민들이 주치의제도에 대해 갖는 오해와 불안(3회)3. 의사들이 주치의제도에 대해 갖는 오해와 불안(3회)4. 주치의제도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불안5. 주치의제도가 잘 실시되는 나라의 사례6. 한국에서 주치의제도의 단계적 실행 방안참여 전문가- 고병수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회장 / 탑동365일의원 원장)- 김철환 (전 인제의대 교수 /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새안산상록의원' 원장)-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일차의료연구회 초대 회장)- 임종한 (인하의대 사회의학과 교수 / 한국의료사협 연합회 회장)- 임형석 (정읍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정명관 (대한가정의학회 정책위원 / 정가정의원 원장)- 최용준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홍승권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인하의대 사회의학과 임종한 교수

주치의제도를 시행하면 문서 작성 등 행정적 부담이 늘어날 것 같다.

주치의제에서는 환자의 기록을 경시적으로 추적관리하고, 질병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까지 포괄하고 있어 문서 적성 등 행정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서식에 맞추어 관리하고, 주치의는 인당 1000~1500명의 등록환자수가 정해져 있어 절대적인 행정부담이 커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 주민이 등록을 할 때 건강상태나 생활습관을 조사할 때 기록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이후는 기초 조사 자료를 가지고 진료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습니다.

사례관리에 코디네이터 등을 두고, 주치의 업무를 진행할 경우 의사의 부담은 오히려 줄일 수 있습니다. 주치의 시스템을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되는 경우, 의사의 문서작성 등 행정적 부담은 크지 않게 관리될 수 있습니다. 주치의 시스템이 발전될 경우, 주치의업무 자체는 표준화되고, 주치의 업무를 지원하는 체계도 발전되어질 것이므로 행정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농어촌 의료서비스 수준을 도시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가?

(김철환) 현재 농어촌에는 의료 기관과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이 부족합니다. 농어촌 인구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우리 국민들이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대다수의 의사와 그 가족들은 농어촌에 가길 원치 않고, 사립의료기관은 물론 공공의료도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철수하기까지 합니다. 농어촌 의료 문제를 주치의제도 한 가지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해결 가능합니다. 

주치의는 동네 의사이고 우선 찾아가는 의사입니다. 따라서 서양에서도 오지의 주치의는 거의 모든 환자를 진료합니다. 예를 들어 땅이 넓은 캐나다나 호주에서는 교통이 너무 먼 곳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산전 진찰도 하고, 분만도 하고, 항암치료 스케줄의 일부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주민들의 의료이용 편이성을 위해 주민들이 사는 동네에서 우선 해결할 수 있는 의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교통이 발달해 분만까지 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치의가 거의 모든 영역의 진료를 담당할 수 있습니다. 주치의제도가 정착되면 농어촌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는 더 효과적이고 포괄적으로 의료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여러 전문 과목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도 주치의제도를 통해 일정 수의 등록 주민을 확보하면 어느 정도 일정한 수입이 확보되므로 운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듭니다. 

주치의제도에서는 포괄적이고 적정진료를 하기를 원하는 일차의료 의사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어 이런 의사들이 농어촌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것이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것입니다.

여기에 농어촌 주치의에게는 가산료를 지급하고, 보건소나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간호사 등 공공의료 인력과 연계해 진료를 지원하면 새로운 형태의 바람직한 일차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특정 지역 섬을 주기적으로 돌면서 진료를 하는 주치의는 2~3명이 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1인당 수입이 2~3억 원 정도 됩니다.

▲ 탑동365일의원 고병수 원장

한 주치의가 담당하는 환자의 상한선과 하한선은 어떻게 정하나?

주치의제도를 하면 한 명의 의사에게 등록하는 주민 수를 결정하게 되는데, 상한선은 있을 수 있지만 하한선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상한선을 지정하느냐 마느냐도 나라마다, 의료 이용 행태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나라는 등록 주민 수를 제한하는 곳도 있고, 제한을 두지 않고 경쟁하도록 하는 곳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제한을 두는 나라보다 제한을 두지 않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의사들이 주민들을 얼마나 친절하고 성의껏 잘 진료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이 선택해서 등록을 하게 되는, 어느 정도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의료 이용률이 높은 곳들은 초기에는 등록을 해서 환자를 진료한다고 해도 병·의원 외래 진료 횟수가 그다지 낮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환자교육과 예방 사업 등을 잘 하게 되면 의원을 찾는 주민들도 점차 줄어서 안정적인 환자 수로 진료를 하게 될 것입니다. 
주치의제도를 하는 여러 나라의 경우를 보면 대게 의사 1인당 1000~1500명 정도의 주민을 등록해 주치의 역할을 하게 합니다. 지역 인구를 고려해서 적절히 의원 수를 조절하게 되면 등록 주민 수도 그에 따라 고르게 분포될 것입니다. 그래도 도시지역은 경쟁이 심해 주치의 의사들은 많고, 담당하게 될 주민 수는줄어들 수 있습니다. 잘 보는 의사에게 몰리다 보면 적절한 환자 수 균형도 깨질 수가 있지만, 이러한 현상 역시 자연히 안착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선택하므로 친절하고 잘 보는 의사들에게 환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그에 따라 대기 시간이 늘어나거나 상담 시간이  줄어들어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다른 의원을 찾다보니 어느 정도 환자수 불균형 문제는 강제로 제한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해결됩니다.

농어촌이나 섬 지역 등 의료기관 이용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아주 적은 수의 환자가 등록하지만, 각 등록 주민당 등록 수가나 진료 수가를 높게 책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시설이나 진료 환경에 대한 배려를 해서 의사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지역 불균형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인하의대 사회의학과 임종한 교수

14. 주치의 한 명이 여러 전문 과목의 진료를 모두 담당할 수 있을까? 기대치에 어긋나는 것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나? 

보통 주치의가 담당하게 될 일차의료 영역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의 관리, 호흡기질환, 근골격계 질환, 소화기질환, 피부질환, 알레르기질환 등 급·만성기 질환의 치료, 예방접종, 건강검진 등과 같은 예방의료서비스, 그리고 금연, 절주, 운동, 식생활, 비만관리 등의 생활습관 교육 등입니다.

질병의 범위가 포괄적이고 방대해 보여 힘들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것들은 일차의료 의사 양성 프로그램에 의하여 의과대학 졸업 후 4~5년의 수련을 거쳐 충분히 준비할 수 있습니다. 

주치의가 담당해야 할 영역을 정하고, 위에 열거된 업무를 위주로 환자를 포괄적으로 진료하되 필요한 경우 전문의나 상급병원에 환자를 적절히 의뢰하고 다시 회송되어 온 환자들을 전문의들과 상의하면서 지속적으로 돌보는 것이기에 여러 의료 자원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범위를 지나치는 경우 단과전문의에게 의뢰를 해야 합니다. 등록된 대상자로부터 특정분야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경우, 사전에 합의를 하여 기대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전문 과목을 담당해서 부담이 커진다기보다는 주치의가 담당해야 할 영역을 두면서 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 단과전문의에게 의뢰하면 됩니다. 

▲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홍승권 교수

주치의가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버리면 어떻게 되나?

주치의가 다른 지역으로 진료소를 옮기거나 폐업하면 주치의 상급기관이나 지방정부에서 주민들이 주치의로 등록한 명부(patient list)를 관리하게 됩니다. 현재의 제도에서도 개원 의사가 폐업하면 보건소에서 환자기록을 보관하거나, 이관된 의원에 환자 명단을 인계하게 됩니다. 국가에서 주치의 등록 주민 명단을 관리하고, 제도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새로운 주치의에게 등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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