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지분 매도로 1분기 순익 88억원 달성...R&D 투자율↓-도입품목 의존도↑

 

한독이 국내 제약사 가운데 남다른 길을 걷고 있다. 제약업이 아닌 주식투자로 쏠쏠한 이익을 남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1분기 한독은 매출액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출은 마이너스-순익은 10배 급증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88억 1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억 9400만원) 대비 1384.0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22억 4100만원에서 38억 1300만원으로 70.15% 증가한 영업이익과 1035억 800만원에서 1022억 2200만원으로 1.2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매출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독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순익이 급증한 데는 지난해 말과 올해 2월 매도한 제넥신 지분의 영향 때문”이라며 “제넥신에 대한 초기 투자금 회수 목적”이라고 말했다. 

1300%대 순이익 배경은 ‘주식투자’

한독의 제넥신 투자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비상장사였던 제넥신에 20억원을 투자해 전환우선주(CPS) 6만 2500주를 인수했다. 2009년 제넥신은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한독은 상장 이듬해 보유한 전환우선주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어 2012년 한독은 3자 배정 유상증장에 163억원을 투자해 제넥신 지분 19.72%(116만 2000주)를 취득했다. 동시에 전환사채 167억원도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유상증자가 1만 4050원, 전환사채가 1만 6650원에 이뤄졌다. 이로써 한독은 1년 뒤인 2014년 3월 제넥신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한독이 제넥신 최대주주에 오르기까지 투자한 금액은 약 350억원 정도로 계산되는데, 이같은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한독은 2016년부터 제넥신의 주가가 오를 때마다 보유 주식을 장내외에서 매각해왔다. 

한독은 2015년 12월 제넥신의 24.6%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2016년 12월 22.83%, 2017년 12월 19.44%로 지분율이 줄었다. 

올해 2월에도 지분매도에 나서면서 지분율은 18.79%까지 떨어졌다.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독이 제넥신 주식을 매각해 회수한 돈은 약 390억원으로, 이미 투자원금 340억원을 모두 회수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제넥신은 개발 중인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에 대한 성공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2014년 7만원 대를 넘어섰고,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11일 현재 11만 2500원까지 올라섰다. 

현 주가만 감안해도 한독이 보유한 제넥신 지분 가치는 어림잡아 4159억원의 평가가치로 계산된다. 

2008년 첫 투자 이후 10년여 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한 데 더불어 투자금 대비 13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인색한 R&D와 높은 도입품목 의존도

한독은 제넥신 지분 매도금을 R&D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매출 대비 R&D 투자비율을 보면 인색한 모습이다. 

한독의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189억원, 2016년 181억원, 2017년 223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대비 연구개발비율로 보면 2015~2017년 각각 5.3%, 4.6%, 5.4%로, 매년 5%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게다가 한독은 도입품목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이른바 ‘남의 제품’으로 매출 성장을 꾀하는 것인데, 의존도가 높을수록 허약하다는 방증이다. 

한독의 2017년 상품매출은 2156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절반 이상(51.57%)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2016년에는 전체 매출 3961억원 대비 1978억원이 상품 매출로, 절반에 가까운 49.9%를 보였고, 2015년에도 1741억원이 상품 매출로, 3584억원 매출 대비 48.57%에 달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