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병원갑질·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태움·선정적 공연도 여전

 

병원 노동자 10명 중 1명은 성희롱과 성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이슈가 된 간호사의 태움 문화와 선정적인 공연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0일 의료기관 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17년 12월 18일부터 2018년 2월 24일까지 2개월 동안 보건노조 조합원 1만 16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최근 미투운동으로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성희롱·성폭행 사례가 심각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의 13.2%, 간호조무사 7.4%, 의료기사 7.8%는 성희롱과 성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1명 꼴로 성희롱·성폭행을 경험한 셈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자살사고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간호사 태움도 심각했다. 

간호사의 40.2%는 태움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태움을 경험한 사례는 간호사가 가장 많았고, 뒤이어 간호조무사 18.7%, 의료기사 15%로 나타났다. 

이 중 간호사의 경우 외래부서가 49.2%, 병동 근무자 37.7%, 특수부서 44.1%로 조사돼 태움은 여전했다. 

아울러 병원 근무 중 욕설이나 반말, 무시, 모욕적 언사 등 폭언을 경험한 사례는 절반 이상(56.2%)이었다. 

직종별로는 간호사가 65.5%로 가장 많았고, 간호조무사 48.5%, 의료기사 37.4%, 사무행정 33.5% 등이 뒤를 이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각종 행사에 동원돼 공연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3%는 업무와 관련 없는 행사에 참여해 단체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종별로는 간호사가 31.2%로 가장 많았고, 의료기사 17.5%, 간호조무사 14.4% 등이었다.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QI경진대회나 장기자랑대회, 학술대회 등 병원 행사에 동원된 사례는 46.1%였고, 이 중 간호사는 54.7%로 조사됐다. 

또 특정 단체나 종교에 가입할 것을 강요하거나 이들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토록 강요받은 사례도 7.5%에 달했다.

명색이 병원인데...감염·안전관리 부재 태반

이와 함께 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환자 안전과 감염관리에 소홀한 점도 드러났다. 

 

응답자 10명 중 2명(19.1%)의료진이 환자 감염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장갑이나 마스크 등을 병원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급을 제한하거나 지급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 

의료 소모품이나 감염관리 부실로 인한 감염 또는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경험은 18.2%에 달했고, 이 중 사립대병원이 21.9%로 가장 많았다. 

병원의 소홀한 안전관리 때문에 안전사고를 경험한 경우는 12.9%에 달했고, 병원 직원이 현재 근무하는 곳에서 과잉진료나 무자격자 진료, 불법 의료행위, 일회용품 재사용, 리베이트 수수 등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응답자는 12.6%였다. 

이는 사립대병원이 각각 16%, 17.1%로 가장 많았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태움, 공짜 노동, 속임 인증, 비정규직 철폐 등을 골자로 한 ‘환자안전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4OUT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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