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 호르몬 치료받지 않아도 증상 호전돼…4주간 치료 효과 유지

전 세계 폐경기 여성의 약 70%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안면홍조를 3일 만에 개선할 수 있는 신약이 등장했다.

게다가 현재 안면홍조 치료에 쓰이지만 매스꺼움, 위장병 등의 위험을 안고 있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아도 증상 완화 효과가 4주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Julia K. Prague 교수팀은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안면홍조 개선 신약인 'MLE4901'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결과를 Menopause 3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MLE4901은 안면홍조와 관련된 신호전달을 저해하는 뉴로키닌 3 수용체(neurokinin 3 receptor, NK3R) 길항제로, 에스트로겐 결핍 및 안면홍조 관련 뉴로키닌 B(neurokinin B) 신호전달에 작용하는 NK3R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MLE4901의 안면홍조 개선 효과는 지난해 발표된 임상2상을 통해 입증된 상황.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디자인된 임상2상에서는 MLE4901을 4주간 투약할 경우 위약 대비 안면홍조 빈도가 주당 4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17;389(10081):1809-1820).

이번 연구는 지난해 발표된 임상2상을 바탕으로 MLE4901 투약 시간에 따른 안면홍조 개선 효과를 새롭게 분석했다. 

연구에는 단일기관에서 확인된 하루에 7시간 이상 안면홍조를 경험한 40~62세의 폐경기 여성 37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MLE4901 투약군(20명) 또는 위약군(17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MLE4901 투약군은 1일 2회 약물을 복용했고 4주간 치료를 유지했다.

이어 2주간 워시아웃(washout) 기간을 가진 후 MLE4901 투약군에게는 위약을, 위약군에게는 신약을 기존과 동일한 치료전략으로 투약했다. 

ITT(intention to treat) 분석 결과, MLE4901 투약 3일 만에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빈도가 등록 당시 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95% CI -81.3~-63.3). 위약과 비교하면 증상 빈도가 51%p 감소한 결과였다(P<0.0001). 

이와 함께 등록 당시와 비교해 MLE4901 투약 3일째 안면홍조 중증도는 38% 완화됐으며(95% -46.1~-29.1), 불편감은 39%(95% CI -47.5~-30.1), 안면홍조와 관련된 일상 방해 척도(Hot Flash-Related Daily Interference Scale)는 61%(95% CI -79,1~043) 감소했다. 

이 같은 효과는 신약을 투약한 4주간 지속됐다. 등록 당시 대비 MLE4901 투약 4주 후 안면홍조 중증도는 44%, 불편감은 50%, 일상 방해 척도는 70% 개선된 것(모두 P<0.0001).

Prague 교수는 논문을 통해 "폐경기 여성들이 흔히 겪는 안면홍조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며 현재 치료전략만으로 증상을 완화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연구 결과 MLE4901을 투약했을 때 에스트로겐 호르몬 치료 없이 안면홍조 등의 혈관운동증상(vasomotor symptom)이 놀라울 정도로 개선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신약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MLE4901의 효과, 안전성, 최적 용량 등을 평가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연구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MLE4901는 폐경기 여성의 안면홍조를 개선하는 데 새로운 치료전략이 될 것이며 임상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북미폐경학회 JoAnn Pinkerton 박사는 "대규모 장기간 연구에서도 신약의 안면홍조 중증도, 불편함 등이 빨리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신약은 안면홍조를 개선한 최초의 비호르몬 경구용 치료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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