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50대 이상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환임에도 골절이 발생할 때까지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낮은 진단율 개선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다공증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기준으로 VMS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시행된 바 있지만, 대상군이 작고 결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연구진이 모집단의 규모와 문제점을 보완해 안면홍조가 심한 폐경여성에서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어떠한지를 알아봤다. 45~65세 폐경 여성 1,390명을 검토한 결과 VMS가 있는 환자들의 골밀도가 더 낮고, 중등도의 VMS는 대퇴경부 골다공증 위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특히 VMS 증상이 심할수록 요추골 및 대퇴경부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았다. VMS는 골다공증 외에도 대사증후군 발병률 역시 높였는데 이는 폐경여성에서 동반되는 안면홍조, 발한 등이 비만 인슐린 저항성, 지질 이상 등 다양한 신진대사 요소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 일전의 연구에서는 VMS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좀 더 세부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폐경 후 여성은 고혈당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증가, 복부비만, 혈중지질의 증가, 혈압의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는데, 이 같은 증상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더욱이 페경 후 신체활동이 없는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근육량과 근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대사증후군 위험도 높게 상승하는데, 미국은 폐경 여성의 50%, 한국은 30%에서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여성이 에스트로겐 수치가 약간 높기 때문에, 수치가 낮은 마른 여성에서 안면 홍조나 발한 등을 더욱 많이 경험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오히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여성이 안면홍조 등을 더욱 많이 동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장기연구를 통해 더욱 명확한 근거들을 확보한다면 VMS가 대사증후군과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폐경 여성 선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향후 진행하려는 연구가 있는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폐경기에서 흔히 동반되는 안면홍조, 발한, 우울, 불면증 등이 유독 심한 환자를 단순 폐경 증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생각한다.
다만 단순히 VMS만으로 골다공증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확신할 수 없으므로 왜 여성들이 갱년기를 거쳐 폐경기에 접어들면 안면홍조, 발한 등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지부터 먼저 명확하게 밝혀내야 한다.
증상의 대부분은 폐경호르몬요법을 통해 개선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성 호르몬과 VMS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기관에서 모집한 폐경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를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