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재협상 조력자 역할 '의혹'...협회, "회원사 의견 취합정도뿐"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신임 회장으로 한국MSD 아비 벤쇼산 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외국인 회장이 선임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당초 김옥연 전 회장 후임으로 아비 벤쇼산 대표 외에도 화이자 오동욱 대표와 사노피아벤티스 배경은 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으며 특히 오동욱 대표는 강력한 후보로 알려졌었다.  

특히 이동수 회장(한국화이자), 김진호 회장(한국GSK), 김옥연 회장(한국얀센) 등 선임 회장들이 한국인 출신이었던 만큼 오동욱 대표의 차기 회장 선임설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24일 정기총회에서 아비 벤쇼산 대표가 13대 회장으로 결정됐다. 

이 같은 배경으로 한미 FTA재협상에서 의약품 분야 성과를 내는데 힘을 실어줄 수 있어 벤쇼산 회장이 지원했다는 시선이 있다.

벤쇼산 회장이 회무를 시작하면서 한미 FTA 재협상 진행사항 및 관련 업무를 면밀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진행 중인 한미 FTA 재협상을 앞두고 의약품은 글로벌 혁신 신약의 약가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작년 보건복지부 측은 FTA를 통해 의약품 분야는 양국이 윈-윈했다고 평가하고 있어 특별히 개정할 것이 없다면서도 글로벌 혁신 신약 약가정책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문제는 2016년 오린 해치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이 주미 한국대사에게 전달한 서한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오린 해치 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한-미 FTA가 대체로 성공적인 합의였다고 평가하지만 한국 정부가 의약품 등의 가격을 결정할 때 혁신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으며, 결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약가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약사들을 위한 독립적인 검토기구를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벤쇼산 회장이 미국계 다국적사인 MSD의 대표인만큼 이번 재협상에서 독립적 검토기구 마련 등의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내는데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란 시선이다. 

FTA 재협상이 계획한 대로 이뤄질 경우, 벤쇼산 회장은 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를 회원사로 둔 KRPIA 회장으로도, 미국계 제약사 대표로도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KRPIA 관계자는 "KRPIA가 한미 FTA 재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건 맞다"며 "미국 대사관 등에서 자문을 구해오면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벤쇼산 회장이 미국계인 MSD 대표지만 종전과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며 "의사소통의 채널이 조금 활성화 되는 정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혹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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