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간호 인력 더 배출해야" ... 간협 "간호사 수 충분, 양질의 일자리 필요"

▲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간호인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초급간호사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인력 문제로 늘 긴장관계를 유지해 왔다. 병협은 간호사 숫자가 부족함으로 더 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간협은 간호사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던 두 기관의 최근 갈등이 더 첨예해지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병협 홍정용 회장의 발언 때문이다. 

홍 회장은 "중소병원의 간호인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초급간호사 2년제 양성과 간호조무사를 1~2년 훈련해 간호사로 양성해야 한다"며 "지방병원은 간호사 법정인원을 맞추지 못해 거의 불법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 회장은 병협 회장에 취임한 후 줄곧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을 해결하려면 2년제 간호사 양성 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간호사보다는 간호조무사를 병원의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   

이에 간협이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홍 회장의 발언은 병원계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간협은 "2년제 간호사 양성, 간호조무사 추가 교육에 의한 간호사 양성 등 발언은 간호사 직종에 대한 모독이자 간호보조인력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현대간호교육이 등장한 70년 전부터 3년이었고, 정부와 국회 등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그동안 3,4년제로 이원화됐던 간호학제를 4년으로 일원화했다"고 지적했다. 

간협은 간호사들이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며, 신규 간호사 초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간호사 부족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반문했다. 

▲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간호인력을 해결하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간협의 성명서가 나온 이후 6일 병협도 반박 성명서를 냈다.  

하지만 병협은 2년제 초급간호사 양성이나 간호조무사 훈련 등의 간협을 자극하는 문구는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간호인력을 더 배출해야 한다는 논조는 바뀌지 않았다.

병협은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간호사는 6.37명으로 OECD 국가의 55% 수준임에도 간호사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방병원의 간호 인력난이 극심하다"며 "제약사와 심평원 등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약 5만 4천명으로 활동 간호사의 4분의1 수준으로 의료기관 이외 분야에서도 간호사 수요는 증가 추세"라고 인력 배출을 강조했다. 

또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면 병원 현장 투입이 불투명한 유휴인력을 활용해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신규 간호사 배출 확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는 유휴인력 규모를 3만4천명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실제 병원 근무 의사가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달 간호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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