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회장·간협회장 국감 참고인 출석 "간호인력 대책 필요"...해답은 제각각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31일 열린 복지부 종합국감에서, 예정대로 오는 11월 간호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보건복지부가 예정대로 오는 11월 간호인력 수급대책을 내놓는다. 간호인력 양성과 처우개선 등 그야말로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인데, 그 가운데서도 '수가 조정'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31일 열린 복지부 종합국감에서 "간호인력 수급방안을 놓고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런 고민들을 담아 예정대로 11월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종합대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수가 조정'이 그 핵심으로 꼽았다.

박 장관은 "근본적으로 의료수가를 간호인력이나 의사 등 사람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롱면허를 끄집어 내려면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가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간호인력 관련 수가를 조정, 병원이 간호사 처우와 근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책 개선에 앞서 각계의 이해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일단 이해단체들의 양해가 필요하다"며 "당장 간호사 정원확대에 대해 간호계는 부정적인 의견을, 병협은 즉각 적인 증원 방안 강구를 요구하고 있다.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는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과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간호인력 수급대책에 대한 병원계와 간호계의 입장을 밝혔다.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데는 목소리를 같이 했지만, 문제의 원인과 구체적인 해법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이 31일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간호계는 열악한 간호사 처우와 근로환경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간호관련 수가인상을 통해 병원이 간호사 처우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협 김옥수 회장은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의 평균 재직 기간은 5.4년에 불과하며, 신규간호사의 이직률은 3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간호사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 신규간호사 이직방지 대책 등 종합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현행 수가는 간호사 임금의 50% 밖에 보전하지 못한다"며 "수가가 너무 저평가 되어 병원에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가가 개선되어야 하며, 수가 조정에 다른 병원 수익이 간호사 처우 개선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대 정원 확대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반대의견을 밝혔다.

김 회장은 "간호대 정원은 최근 10년간 2배이상 늘어, 현재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의 절반인 9만 6000명에 이른다"며 "공급확대보다는 이직방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간호사 정원을 늘렸지만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수천명, 많게는 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간호사들이 불법 PA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이 간호사 본연의 할 수 있도록, 또 전문간호사는 전문간호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병원계는 즉각적인 간호사 인력수급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 정원 증원을 포함, 의료현장에 간호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단순히 간호인력 불균형이 아니라 간호대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거의 모든 지방병원, 중소병원이 간호사 구하기를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홍 회장은 "간호간병서비스의 확장, 감염관리 및 환자안전요원 충원 등으로 대형병원 인력쏠림 현상이 심화돼 현재는 서울 대형병원에서 모든 인력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해법으로는 간호대 정원 증원 더불어 가용인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보급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겠으나, 지금 간호사 정원을 늘려도 5년 후에나 현장투입이 가능하다"며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간호조무사를 훈련시켜 초급간호사로 만드는 방법 등 여러가지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홍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지 않으면 지방의료는 완전히 무너진다"며 "저의 간절함이 좀 전해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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