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시보, 제한적 급여기준에 제네릭·영업력 변수
베믈리디, 비리어드 복용 환자 스위칭 과제로 남아

 

그동안 만성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비리어드(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레이트)와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해 온 가운데 새로운 약물들이 국내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세대교체를 알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길리어드의 베믈리디(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푸마레이트)와 일동제약의 베시보(베시포비르). 두 약물은 보건당국으로부터 보험급여도 적용되면서 국내 만성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한적인 급여기준과 제네릭과의 경쟁 등 두 약물이 넘어야 할 허들은 여전하다. 

제한적 급여기준, 베믈리디·베시보 악재?

베믈리디와 베시보가 만성B형간염 치료제로서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기존 약물과의 경쟁력을 확인했지만, 보험급여 기준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길리어드는 비리어드의 특허 만료에 맞춰 비리어드의 부작용을 개선한 베믈리디를 출시, 기존 비리어드 복용 환자의 스위칭을 노렸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AF제제인 베믈리디는 주성분인 테노포비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신장독성과 골관련 부작용을 개선시킨 새로운 제형이다. 염을 변경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였고, 기존 제형에 비해 용량도 작게 만들었다. 

하지만 베믈리디의 급여기준을 보면 비리어드 복용 환자의 스위칭에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급여기준에 따르면 다른 약물을 복용하다 베믈리디로 교체하는 것은 검사상 확인된 부작용이 있어야 보험급여가 가능하다. 즉 신장기능 이상 정도를 보여주는 크레아틴청소율, 사구체여과율(GFR) 등이 감소하거나 골밀도가 감소하는 등 검사상 이상이 없는 경우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의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베믈리디 처방을 원하는 환자는 많지만 제한적인 급여기준으로 처방 변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급여기준에 따라 환자에게서 이상이 발생한 이후에 처방을 변경하는 것은 시기상 치료시기를 늦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길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의 처방 변경 시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임상 연구 결과를 내년 말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급여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시장에서의 활발한 처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신약인 베시보도 시장에서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는 같다. 

급여기준에 따르면 베시보는 신규 환자에게만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즉 기존에 비리어드나 바라크루드를 복용하는 환자가 베시보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급여 적용이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GFR이 50mL/분 미만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못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베시보는 신규 환자만 급여 처방이 가능한데 최근 들어 만성B형간염 신규 환자가 줄고 있는 추세”라며 “기존 비리어드, 바라크루드 복용 환자의 스위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두 약물의 양강 구도를 깨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리어드·바라크루드 양강 구도...제네릭 경쟁 불가피

두 약물의 또 다른 걸림돌은 고착화된 비리어드와 바라크루드의 만성B형간염 치료제 시장 양강 구도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비리어드는 지난해 1541억원, 올해 3분기까지 125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왕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리어드는 지난해 974억원, 올해 3분기까지 56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2015년 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위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비리어드 특허회피에 성공한 개량신약이 이달부터 자진 약가인하 전략을 내세워 본격 시장에 출시되면서 처방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비리어드 개량신약들은 약가를 인하했다. 

대웅제약 비리헤파는 4059원에서 2415원으로, 보령제약 테노원은 4365원에서 2376원으로 인하했다. 이어 삼진제약 테노리드는 3982원에서 2369원으로, 한화제약 바이리프는 3866원에서 3007원, 동국제약 테노포린은 4365원에서 3375원으로 값을 낮췄다.

기존에 낮은 약가를 책정했던 것보다 더 인하한 사례도 있다. 종근당은 테노포벨을 기존 2597원에서 2400원까지 내렸다. 

반면 한미약품은 테포비어의 약가를 2910원, 동아에스티는 비리얼의 약가를 2424원으로 기존대로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베믈리디는 정당 3754원의 보험약가를 받으며 자사 제품인 비리어드(4850원)보다 낮게, 베시보는 혈청 L-카르니틴 660mg을 함께 투여하도록 허가받은 만큼 일동제약의 L-카르니틴 엘칸 330mg의 보험약가 111원을 적용, 1일 보험약가가 3625원으로 책정된다. 

즉 두 약물은 비리어드 개량신약에 비해 약 30% 가량 약가가 비싼 수준이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 

다만, 만성B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항바이러스제제 특성을 고려, 오리지널 처방 패턴이 강세라는 점은 위안이다. 

실제 바라크루드는 올해 3분기까지 56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린데 비해 제네릭 중에서는 동아에스티 바라클이 42억원, 부광약품 부광엔테카비르가 23억으로 명맥을 이을 정도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비리어드 제네릭이 시장 출시를 시작했지만, 바라크루드 특허만료 사례처럼 오리지널 처방 강세 추세는 여전하다”며 “국산 신약이자 오리지널이라는 점, 그리고 비리어드 부작용을 개선한 점 등을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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