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재 편집국장

22일 서울대병원이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의사나 환자에게 고압적 의사 등을 관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병원 측은 서울대병원 교수 8명, 외부 법조인이나 학자 등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의사들의 진료와 행동규범 등 전반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서창석 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의사들 스스로 의료행위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며 "서울대병원 소속 의사들이 스스로 합의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 의사 개인의 판단을 스스로 규율할 수있는 자율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의 의사직업윤리위원회 출범은 선후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창석 원장은 국민을 향한, 병원 구성원들을 향한 진심이 담긴 사과를 먼저 한 후 서울대병원 내부 평범한 의사들의 직업 윤리까지 관리하겠다는 선서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사건으로 서울대병원 의사들이 국민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받은 것은 리더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 판단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일반 의사들에게 윤리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넌센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할 때도 서 원장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연수 부원장이 서울대병원의 결정에 대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책임지지 않는 리더를 따르고 존경하는 구성원은 없을 것이다.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의사들에게 의사다운 행동과 윤리를 요구하려면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만드는 것보다는 서 원장이 자신의 판단에 대한 사과를 하고,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답을 듣는 것이 먼저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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