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대한신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변경된 권고안 공개

▲ 20일 대한신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2017년 국제신장학회(KDIGO) 만성 콩팥병-미네랄뼈질환(CKD-MBD)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 환자의 치료전략을 제시하는 국제신장학회(KDIGO)가 '칼슘계 인결합제 사용을 제한한다'는 권고안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개정 발표했다. 

20일 대한신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2009년 첫 발표된 KDIGO 만성 콩팥병-미네랄뼈질환(CKD-MBD)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한 2017년 가이드라인이 그 베일을 벗었다.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칼슘계 인결합제가 오히려 혈관 석회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요 연구 결과들을 반영함으로써 임상에서 비칼슘계 인결합제 치료전략을 명료하게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독일 Klinikum Coburg의 Markus Ketteler 교수는 "그동안 발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권고안을 변경 및 구체화했고 근거 수준을 한층 강화했다"며 "특히 세계적으로 CKD-MBD 치료에 미네랄 조절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CKD 3a~5단계 성인 환자 '칼슘계 인결합제' 사용 제한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해야 할 권고안을 꼽자면 모든 CKD 3a~5단계 성인 환자의 고인산혈증 조절에 '칼슘계 인결합제' 사용을 제한한 것이다. 

2009년 가이드라인에서 고칼슘혈증 또는 동맥 석회화가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게 비칼슘계 인결합제를 권고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해당 문구를 삭제해 모든 경우에 칼슘계 인결합제 치료를 제한했다.

이러한 개정에는 2012년과 2013년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2012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투석 전 환자에게 비칼슘계 인결합제를 투약할 경우 칼슘계 인결합제 투약군 대비 생존 혜택이 입증됐다(Clin J Am Soc Nephrol 2012;7:487~493). 

아울러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비칼슘계 인결합제를 투약한 환자가 칼슘계 인결합제를 사용한 환자보다 부정맥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의미 있게 낮았다(Am J Kidney Dis 2013;62:771~778).

단 권고안에서는 CKD 3a~5단계 소아 환자는 성인과 달리 혈청 칼슘 농도에 따라 인결합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투석 받지 않은 CKD 3a~5단계 환자는 인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을 때 인결합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면서 치료전략을 명확히 했다. 

이는 2012년 발표된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J Am Soc Nephrol 2012;23(8):1407-1415), 연구에 따르면 고인산혈증을 조기에 예방하고자 인결합제를 투약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인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진 경우 인결합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피력했고, KDIGO는 이러한 결과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골절위험 평가에 '골밀도 검사' 권고

▲ Markus Ketteler 교수

아울러 CKD 3a~5단계 환자의 골절위험을 '골밀도(bone mineral density, BMD) 검사'로 평가할 수 있다는 권고안이 눈에 띈다. 

2009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일반인의 골절위험, 신성골이영양증을 BMD 검사로 예측할 수 없으므로 환자들의 골절위험 예측에 BMD 검사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기존 권고안을 뒤집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에서는 CKD-MBD를 동반한 CKD 3a~5단계 환자는 골다공증 위험요인이 있다면 BMD 검사로 골절위험을 평가 후 치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개정에는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법(DXA)을 이용해 BMD 검사 시 CKD 3a~5단계 환자의 골절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전향적 연구 결과가 근거가 됐다. 이와 함께 메타분석 결과에서도 BMD 검사 수치가 낮은 환자군에서 골절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점도 권고안 변경에 영향을 줬다.

'인·칼슘·부갑상선 호르몬' 수치에 따라 치료전략 결정

이어 CKD 3a~5단계 환자는 인, 칼슘, 부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바탕으로 CKD-MBD 치료전략을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이번 개정판에 새롭게 추가된 권고안으로, CKD-MBD 진단지표의 복잡성과 지표 간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치료를 결정해서는 안 되며, 인, 칼슘, 부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규모 투석환자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CKD-MBD 주요 생화학적 지표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Clin J Am Soc Nephrol 2013;8:2132-2140), 각각 환자에 맞는 치료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CKD 3a~5단계 성인 환자는 고칼슘혈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09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CKD 3a~5단계 환자는 혈청 칼슘 농도가 정상 수준을 벗어날 경우 치료를 통해 칼슘 농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 환자의 부적절한 칼슘부하를 막기 위해 경증 또는 무증상 저칼슘혈증은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소아 환자는 연령별로 적절한 칼슘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환자 개개인의 특성, 진단결과 등에 따라 저칼슘혈증을 조절할 것을 주문했다.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쓰이는 가이드라인…국내 임상 영향 상당"

개정된 KDIGO CKD-MBD 가이드라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임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 양철우 교수(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는 "KDIGO 가이드라인은 가장 중요한 전향적 임상 연구 기반으로 마련된다. 임상에서 가장 최적인 치료 방향을 제시하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가이드라인이다"면서 "현재 국내 가이드라인이 없기에, KDIGO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임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학계에서도 국내 CKD 환자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 등 가이드라인 제정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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