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수의대 연구팀, NGS 이용 세균총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이미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입맞춤 등 밀접한 신체접촉 행위가 구강 내 세균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은 'No'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중복 교수팀(전염병학실험실)은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구강 내 세균총(세균의 총집단)을 분석한 결과, 구강 세균총은 반려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려견을 키우건 키우지 않건 사람과 개는 서로 다른 세균총을 가지고 있었고, 둘 사이 구강 내 세균총 유사도는 같은 집에 사는지 여부와는 무관했다는 것.
건국대 이중복 교수의 지도를 받은 오창인 학생(제1저자)이 2016학년도 후기 석사학위 논문으로 발표한 이번 논문은 PLoS One 7월 2일자에 게재됐으며, 세계 유명 생명과학학술지인 The Scientist Magazine의 토픽에 소개되는 등 수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개 구강 세균총 서로 달라…전염 가능성 희박
건국대 수의대 연구팀은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밀접한 신체적 접촉이 보호자의 입 속에 존재하는 세균총에 영향을 주는지 규명하기 위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법을 적용했다.
4쌍의 반려견과 그 주인 4명, 그 외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2명 등 사람과 개 10종의 입 안에서 세균총을 채취해 16번째 리보솜 RNA(16s ribosomal RNA)를 추출하고 이를 세균총 분석에 이용했다. 16s 리보솜 RNA는 세균의 이름표 역할을 하는 염기서열을 의미한다.

사람의과 개의 구강 세균총 유사도를 거리로 표현한 그림에서 사람 샘플(H로 표시)은 사람끼리, 반려견 샘플(D로 표시)은 반려견끼리 몰려 있어 두 종은 세균총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집에 사는 보호자와 반려견을 앞의 숫자로 표시해 봤을 때 1_H와 1_D , 2_H와 2_D는 세균총 유사도가 가까웠지만 3_H와 3_D, 4_H와 4_D는 그렇지 않아, 보호자와 반려견 간 구강내 세균총의 유사도는 같은 집에 사는것과는 관련이 없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즉 구강 세균총이 다르기 때문에 상호간 전염될 가능성 또한 매우 작다는 결론인데, 수소이온농도(PH), 먹는 음식 등과 같은 입 안 환경의 차이가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 사람이 주기적으로 하는 양치질도 또다른 요인. 입맞춤 등을 통해 개의 입 안 세균이 사람 입 안에 옮겨지더라도 환경이 달라 정착해 살지 못한다는 얘기다.
오창인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반려견으로부터 사람으로의 구강내 병원성 세균의 전염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됐다"면서 "의학과 수의학 분야의 융합연구를 통해 개와 사람의 구강 내 면역능력 차이가 구강내 세균총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