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 12일 본사서 '프리베나20 프레스 유니버시티' 개최
국내 폐렴구균 질병 부담 여전히 높아···백신 접종 필요성 강조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2개월 이상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 사업이 10월 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도 예방접종 혜택 범위를 확대하고 사회적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화이자제약은 12일 한국화이자제약 본사에서 폐렴구균 20가 백신 '프리베나20'의 면역학적 이점을 강조하는 '프리베나20 프레스 유니버시티'를 개최했다.
화이자 송찬우 부사장은 "폐렴구균은 고령층에서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폐렴이 얼마나 위험한 질환인지에 대한 인식 정도가 낮지만,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공중 보건을 위해 필수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에서 폐렴구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583만 명 중 약 29.4만 명으로 추정됐다. 국내의 경우 폐렴구균 관련 질환에 감염되는 소아청소년이 연간 17.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0~4세 감염률이 62.7%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폐렴구균은 소아에서 질병 부담이 높지만, 성인 역시 안전하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22~2024년 50세 이상 사망 원인 데이터를 보면 폐렴은 2024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침습성 폐렴구균으로 인한 균혈증 사망률은 60%, 수막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송 부사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나 독감 위험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들 질환에 걸렸을 때 2차로 폐렴구균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꾸준히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면 의료비용이 상승하는 측면도 있지만, 폐렴을 제때 예방하지 못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클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 및 고위험군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을 지원하기도 한다. 백신의 예방 효과를 고려해 국내에서도 보건의료 정책이 더 확대되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뒤이어 발표에 나선 인하대병원 김동현 교수(소아청소년과)는 백신 접종 시 소아청소년과 서인을 분류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폐렴구균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은 조건 혐기성균에 해당해 산소 유무와 관계없이 오래 생존하고, 일단 몸에 들어오면 집락화되는 점이 특징"이라며 "소아청소년은 폐렴구균 감염 위험이 굉장히 높고 65세 이상 고령층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에는 조손 돌봄 가정이 늘어나면서 상호 감염 위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특히 영유아의 경우 폐렴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고, 생존하더라도 평생 장애가 남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조기에 적극적인 백신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백신은 특정 환자 집단이 아니라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RWD)와 실사용 근거(RWE)가 매우 중요하다"며 "프리베나는 개발된 지 20년이 넘은 만큼 근거 데이터가 제일 오래 축적됐고, 그만큼 RWE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3가 다당질 백신과 비교하면 프리베나20은 20가 백신으로 혈청형이 더 적지만, 대신 단백결합 방식으로 개발돼 신체 면역기능을 장기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당질 백신의 경우 기억B세포가 빠르게 소멸하는 데 비해 단백결합 백신은 면역세포가 꾸준히 항체를 형성하며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프리베나20의 경우 국내에서 자주 보고되는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예방 능력도 이미 입증됐다.
국내 소아 환자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혈청형을 조사한 결과, 10A가 23.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급성 중이염을 일으키는 15B도 상당수 확인됐다. 이때 프리베나20은 10A와 15B 혈청형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국내에서 흔히 유행하는 폐렴구균 감염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현재 20가 백신의 예방 범위를 벗어나는 혈청형은 국내 소아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영유아에서 예방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신 접종률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영유아에 비해 고령층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과 접종률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접종 필요성에 대한 둔감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의 집락화 특성상 누구든 폐렴구균 보균자일 수 있다"며 "인간의 몸도 일종의 생태계와 같다. 언제 어디에서 폐렴구균에 감염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위험이 높은 고령층에서도 적극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