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연구팀, 난치성 UC에서 킨텔레스+젤잔즈 효과 분석
치료 효과·안전성 모두 고려돼야···국내에선 아직 어려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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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 등 개선된 치료 옵션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난치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2제 병용요법이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재차 제기됐다. 

앞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지만, 국내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관련 연구가 모두 해외에서 이뤄진 데다가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으로는 병용요법 처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킨텔레스+젤잔즈, 난치성 UC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

최근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젤잔즈(토파시티닙) 병용요법(이하 VETO 병용요법)이 궤양성 대장염에서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

인도 AIG 병원 Pardhu Bharath Neelam 박사 연구팀은 TNF 억제제(1차) 및 다른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 등 2차 치료에서도 반응을 보이지 않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VETO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임상연구 내 중첩 코호트를 분석한 전향적 연구다.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킨텔레스 혹은 젤잔즈 단독요법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메이요 점수 기준 6~12점의 중등도~중증 질병 활성도를 보였고, 무작위로 킨텔레스 혹은 젤잔즈 치료를 받았다. 그중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경우 VETO 병용요법을 실시한 후 24주간 추적관찰을 거쳤다. 

1차 목표점은 24주차 복합적인 임상 반응과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관해로 정해졌다. 

2차 목표점은 8주차 임상적 반응 및 관해, 24주차 내시경적 관해, 치료 관련 부작용 발생률 및 중증도 등을 포함했다.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 91명 중 38명은 킨텔레스군, 40명은 젤잔즈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2차 요법으로 각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은 비율은 킨텔레스군 36.84%(14명)와 젤잔즈군 37.5%(15명)였다. 

이후 VETO 병용요법을 받은 군(24명)에서 부분 메이요 점수(PMS) 평가는 8주와 24주차에 이뤄졌다. 모든 환자가 최소 24주간 추적관찰을 받았고, VETO 병용요법 전 2차 치료 기간 중앙값은 21주로 보고됐다. 

연구 결과, VETO군은 8주차에 70.83%(17명)가 임상적 반응을 보였고 20.83%(5명)는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다. PMS 기준 질병 활성도는 △경도 62.5%(15명) △중등도 25%(6명) △중증 12.5%(3명) 등으로 나타났다. 중증 질병 활성도를 보인 환자들은 VETO 병용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 대장 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4주차 치료 반응도 70.83%(17명)에서 나타났다. 그중 20.83%(5명)는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고, 58.33%(14명)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필요하지 않은 관해를 기록했다. 33.33%(7명)는 내시경적 관해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됐다. 

24주차 메이요 점수도 평균 2.81점을 기록해 시작 시점 대비 5.33점 감소하며 유의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MD 5.33; 95% CI 4.22~6.45; P<0.001). 

아울러 8.33%(2명)에서 위막성 대장염이 보고됐으나 이는 반코마이신 치료로 해소됐다. 치료 관련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Neelam 박사는 "VETO 병용요법은 TNF 억제제와 2차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절반 이상이 24주 내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8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국내 도입 가능성 낮지만 해외에선 병용요법 주목도↑

전문가들은 난치성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있어 병용요법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젤잔즈(토파시티닙)
젤잔즈(토파시티닙)

서울아산병원 박상형 교수(소화기내과)는 "난치성 궤양성 대장염에서 병용요법에 관심이 높다. 이번 연구도 규모가 작지만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킨텔레스는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젤잔즈는 효과가 강력하다. 이는 안전한 치료제와 강한 치료제를 조합하는 치료 경향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젤잔즈 등 JAK 억제제는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그 파트너로 안전성이 담보된 킨텔레스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킨텔레스는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사용 가능할 만큼 안전성 측면에서 상위권 치료제로 꼽힌다. 

경희대병원 이창균 교수(소화기내과)는 "해외에서는 킨텔레스+젤잔즈 외에도 병용요법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트렘피어(구셀쿠맙)+심퍼니(골리무맙) 병용요법을 평가한 VEGA나 DUET-UC/CD 연구가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VEGA 연구를 보면 치료 반응률은 심퍼니 단독군(61.1%)이나 트렘피어 단독군(74.6%) 대비 트렘피어+심퍼니 병용요법군(83.1%)에서 유의한 수준으로 높았다. 이는 임상적 관해율이나 내시경적 반응률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박 교수는 "국내 처방 경험은 없고, 중동 환자에게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린버크(유파다시티닙)를 처방한 적 있다"며 "킨텔레스+젤잔즈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젤잔즈를 조합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의 치료 의지가 강해 안전성보다 유효성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해당 환자는 약 6개월간 치료 후 긍정적인 내시경적 반응이 관찰돼 병용요법을 중단했다. 젊은 여성 환자로, 특별한 부작용 이슈는 없었으며 이후 레미케이드 치료만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병용요법이 단독요법보다 효과가 뛰어날 수도 있지만 얼마나 지속할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치료 반응이 좋아도 무작정 오래 사용할 수는 없다. (도입되더라도) 효과를 보이면 한쪽을 중단하는 전략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활용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급여 기준 처방이 불가능한 데다, 생물학적 제제 등을 2개 이상 처방할 경우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기전이 다른 만큼 약물 시너지나 장외 증상 치료 효과도 기대된다"며 "대신 치료 효과만큼 부작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작부터 병용요법을 적용할지, 관해 유도요법으로 진행할지도 의견이 갈린다"며 "2차 치료까지 실패하면 치료 효과가 경감돼 수술해야 하는 환자가 많다. 이 경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난치성 환자에게만 (병용요법을) 시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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