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병원 유연지 교수팀, 구조적 뇌 재편성과 상지 기능 회복 간 연관성 규명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뇌졸중 발병 6개월이 지난 만성기 환자도 소뇌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면 팔과 어깨 등 상지 운동 기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뇌졸중 발병 6개월 이후에는 신경 회복이 어렵다는 기존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유연지 교수(재활의학과) 연구팀이 2015~2022년 성빈센트병원에서 편측성 뇌졸중을 경험한 만성기 환자 62명을 대상으로 평균 51개월(최소 13개월~최대 137개월) 동안 장기 추적 뇌 MRI 영상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뇌와 소뇌의 구조적 변화를 중심으로 상지 운동 기능의 회복 여부와의 연관성을 살폈다.
그동안 뇌졸중 후 신경 회복과 재활 효과는 주로 발병 후 3~6개월 이내의 급성기 및 아급성기에 집중된다고 여겨져, 만성기 환자들은 재활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 만성기 환자에게서도 뇌 구조 재편성과 함께 상지 운동 기능의 회복이 나타나는 현상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일부 만성기 환자에게서 발병 수년이 지난 후에도 대뇌 피질 회백질의 부피 증가와 피질척수로(CST) 무결성 변화 등 뇌 구조의 재편성이 지속적으로 관찰됐다. 이는 뇌졸중 이후 회복을 좌우하는 신경 가소성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병변과 연결된 소뇌측의 회백질 부피 증가가 장기적인 상지 기능 회복과 독립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소뇌의 구조적 가소성이 만성기 뇌졸중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의 핵심 기전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졸중 후 구조적 가소성의 시간적 경과와 해부학적 특이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며 "뇌졸중 회복에 있어 기존의 급성기 중심 패러다임을 넘어 만성기에도 구조적 뇌 가소성과 회복 가능성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향후 장기 재활 중재 및 예후 예측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행하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