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광명병원 이동훈 교수, 대한임상노인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강연
반복 낙상, 급성 섬망, 약물 부작용 등에 명확한 평가 도구와 중재 방안 필요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노인환자의 응급실치료에서 환자 중심 치료와 진료지침 기반 치료를 통합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임상노인학회는 지난 27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중앙대 광명병원 이동훈 교수(응급의학과)는 '노인 응급의학의 추세'를 주제로 강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환자 중심 치료(Patient-Centered Care, PCC)는 환자의 가치, 선호, 삶의 목표를 진료 전반에 반영함으로써 진정한 의료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기능 보존과 삶의 질 향상을 핵심 목표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노쇠가 동반된 고령 환자에게는 생존율 향상보다 기능적 자립 유지가 더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별화된 접근은 임상의가 진료지침을 적용함에 있어 유연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치료나 과잉 중재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반면, 진료지침 기반 치료(Guideline-Based Care, GBC)는 근거 중심의 임상 지침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이나 상태에 최적의 치료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진료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높인다.
특히 노인환자에게서 흔한 임상 시나리오, 예를 들어 반복되는 낙상, 급성 섬망, 약물 부작용 등에 명확한 평가 도구와 중재 방안을 제공하며, 응급실 내 팀기반 접근을 촉진한다.
또 응급실 내 포괄적 노인평가(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 CGA)의 경우 노인의 건강 상태를 다면적으로 평가하고, 맞춤형 진료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입원율 감소, 기능 유지, 재입원 방지 등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 교수는 "두 접근법은 상호보완적이며 통합적으로 적용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노인 응급환자에게 PCC와 GBC를 결합한 다중 중재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 등 보조적 서비스로의 연계율 증가, 기능적 상태 개선, 환자 만족도 향상, 의료비 절감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 환자 및 보호자와의 의사결정 공유(shared decision-making)는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고, 환자의 치료 수용성과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교수는 "두 접근 모두 현실적 한계가 있어 조절이 필요하다"며 "PCC는 의료진의 의사소통 기술, 시간 여유, 환자 선호도 이해 등 문화적·조직적 전환이 필요하며, GBC는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융통성 부족, 고령 환자의 이질성 미반영, 자원 및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추계학술대회에는 노인 관련 전문가 800여 명이 참석했다.
학회 황희진 홍보이사(국제성모병원 교수)는 "만성질환 관리부터, 건강노화, 노인증후군, 치매, 재태의료, 안전한 약물 복용, 그리고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까지 지속적이면서도 포괄적인 진료에 도움이 되는 주제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