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비시술 성공…초고령 중증 환자에게 희망적 치료옵션 될 것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중앙대광명병원(병원장 정용훈)이 91세 초고령 환자의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 이하 타비시술)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해 호흡곤란과 흉통으로 가까운 병원에서 심부전을 진단받았다. 2~3차례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중 혈변과 급성 심부전, 전신 쇠약으로 인해 중앙대광명병원 응급실로 입원했다. 심장초음파 등 다양한 검사를 받은 결과,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았다.
과거에는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했지만, 수술 위험 부담이 큰 고령 환자에게는 최근 인공판막을 사타구니를 통해 집어넣어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타비시술이 개흉수술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타비시술은 허벅지의 동맥혈관을 따라 풍선을 심장판막에 도달시킨 후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서 풍선을 부풀리고 그물망 형태의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어 기존 판막을 대체하는 시술이다. 시술 시 대동맥 및 혈관 손상, 떨어져 나온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합병증 가능성, 심전도계 이상 등 위험성이 높아 심뇌혈관 중재시술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꼽힌다.
환자는 고령의 나이와 신장기능저하, 관상동맥질환, 빈혈 등 동반질환이 많아 수술적 치료는 무리가 될 수 있었다. 이에 순환기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다학제 의료진의 합의하에 수술적 치료가 아닌 타비시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의료진은 2월 초 시술을 계획했으나 다량의 코피와 흑색변으로 인해 한차례 시술을 지연했고, 회복된 이후인 2월 18일에 타비시술을 시행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환자는 시술 다음날부터 보행이 가능했고, 시술 후 4일 만에 퇴원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의료진은 정기적인 외래진료 및 추적관찰을 통해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주치의인 조준환 교수(순환기내과)는 "초고령 환자의 경우 시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최신 의료기술과 철저한 환자 평가를 통해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다"며 "타비시술은 초고령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희망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는 90세가 넘는 초고령 환자에서도 타비시술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고령 환자에게 보다 적극적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의료 기술 발전과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통해 초고령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