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 10월 31일~11월 2일 개최
공성혜 교수, CDM 활용해 항당뇨병제·항고혈압제 골절 위험 조사
고령서 SGLT-2i 골절 위험 높일 수도…ARB+BB가 ARB 단독보다 위험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CDM(Common Data Model) 연구를 통해 항당뇨병제 및 항고혈압제와 골절 위험 간 연관성이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공성혜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10월 31일~11월 2일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Fracture risk linked to anti-diabetic and anti-hypertensive drugs: multicenter database evidence'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번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인슐린과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제에서 골절 위험이 확인됐고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고령 환자에게서도 위험이 감지됐다. 항고혈압제의 경우,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만 복용한 경우와 비교해 ARB와 베타차단제를 병용했을 때 골절 위험이 증가했다.
CDM, 비보험 약물·검사 결과 등 포함해 다기관 연구 수월
CDM은 서로 다른 구조로 이뤄진 데이터베이스 자료 구조를 통일된 형식으로 변환하는 자료 모형을 의미한다.
병원 자료를 이용한 CDM은 진료기록, 검사결과, 수술기록, 약물처방기록 등 다양한 임상정보를 포함한다. 특히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비보험 약물이나 검사 그리고 검사 결과도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기관 연구를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성혜 교수는 "골대사 분야에서 CDM 연구가 필요할지 의문을 가졌고, 모든 연구가 CDM에 적합하지 않겠지만 특정 주제에는 활용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임상연구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CDM 연구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 교수는 CDM을 활용해 항당뇨병제 및 항고혈압제와 골절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항당뇨병제와 항고혈압제는 다양한 기전으로 골절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으며, 약제에 따라 골절 위험 정도가 다르다고 보고된다.
하지만 임상연구와 달리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각각 약제만 복용하기보단 다양한 조합을 병용하기에, 병용요법이 골절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했다.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 비척추골절 위험 낮아
당화혈색소 7.0% 미만이라면 인슐린 투약 시 골절 위험 높아질 수도
항당뇨병제 중 골절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약은 인슐린과 티아졸리딘디온이다.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는 골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란이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4곳의 3차병원의 CDM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항당뇨병제 병용요법에 따른 골절 위험을 평가했다.
2008~2011년 등록됐고 동일한 병용요법을 최소 1년간 변경 없이 진행한 당뇨병 환자가 분석 대상이었다. 추적관찰 7.1년(중앙값) 동안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이 860건 발생했다.
분석 결과,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비교해 인슐린 단독요법, 인슐린+메트포르민 2제요법, 설포닐우레아+인슐린 2제요법, 설포닐우레아+인슐린+메트포르민 3제요법 시 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다만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 2제요법은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비교해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골절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골절에 따라서는,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의 비척추골절 위험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반면 인슐린 단독요법은 척추 또는 비척추골절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했고, 인슐린+메트포르민 2제요법은 인슐린 단독요법보단 위험이 약화됐을지라도 여전히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 설포닐우레아+인슐린+메트포르민 3제요법은 비척추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했다.
이어 혈당 조절 정도에 따른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평가했다. 이러한 분석은 CDM을 활용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결과에 따르면, 당화혈색소가 7.0% 미만으로 혈당이 조절되는 환자군에서 메트포르몬 단독요법과 비교해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 2제요법의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하지만 인슐린 단독요법과 인슐린+메트포르민 2제요법의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했고 인슐린을 투약한 환자라면 골절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어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의 골절 위험을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비교했다. 2016~2019년 같은 항당뇨병제를 최소 1년간 투약한 환자를 2022년까지 추적관찰했다.
4.6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메트포르민 단독요법과 비교해 GLP-1 제제+메트포르민 2제요법과 SGLT-2 억제제+메트포르민 2제요법의 골절 위험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당화혈색소 조절 정도와 관계없이 일관됐다.
반면 TZD+메트포르민 2제요법 시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대비 골절 위험이 높았고 당화혈색소가 7.0% 미만으로 조절되는 환자에게서 가장 크게 관찰됐다.
나이에 따라서는 70세 미만의 경우 TZD+메트포르민 2제요법만 골절 위험이 증가했다. 하지만 70세 이상 고령에서는 SGLT-2 억제제+메트포르민 병용요법도 골절 위험이 상승했다. 이는 고령 당뇨병 환자가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면 체중이 줄어 골절 위험 증가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 교수는 "이번 CDM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대비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 2제요법은 비척추골절 위험이 낮았다. 특히 혈당이 잘 조절되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이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며 "인슐린, 인슐린 분비 촉진제, TZD 등은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고령 환자에서 골절 위험이 상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ARB가 CCB보다 척추골절 위험 유의하게 낮아
항고혈압제도 항당뇨병제처럼 고혈압 환자들이 단일약제보단 여러 가지 약제를 한 알에 합친 복합제를 주로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평가했다.
7.4년(중앙값) 추적관찰 동안 2573건의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사례가 확인됐다.
먼저 항고혈압제 계열별 단독요법을 비교한 결과, 칼슘채널차단제(CCB) 단독요법과 비교해 ARB 단독요법의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지만 베타차단제 단독요법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베타차단제를 ARB 또는 ARB+티아지드 이뇨제, CCB에 추가해 병용했을 때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은 베타차단제 단독요법과 차이가 없었다.
ARB 단독요법과 비교하면 ARB+베타차단제 2제요법 시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졌지만, ARB+CCB 2제요법은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ARB+티아지드 이뇨제 2제요법의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은 유의하게 감소했다.
척추골절 위험은 CCB 단독요법과 비교해 ARB 단독요법만 감소했다. 베타차단제 또는 ARB 단독요법과 다른 병용요법 간 척추골절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비척추골절 위험은 ARB 단독요법과 비교해 ARB+베타차단제 2제요법 시 더 높아진 반면, ARB+티아지드 이뇨제 2제요법은 의미 있게 감소했다.
공 교수는 "CCB와 비교해 ARB의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과 척추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며 "또 ARB+베타차단제 2제요법은 ARB 단독요법과 비교해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 및 비척추골절 위험 증가와 연관 있었다. ARB+티아지드 이뇨제 2제요법은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과 비척추골절 위험 감소와 관련됐다"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