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대규모 관찰연구, GLP-1 제제군 고칼륨혈증 위험 39%↓
DPP-4 억제제군보다 RAS 억제제 지속 치료 가능성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가 DPP-4 억제제보다 고칼륨혈증 위험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기전상 고칼륨혈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RAS 억제제 치료도 지속할 수 있었다.
이는 스웨덴 대규모 관찰연구에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를 추적관찰한 결과로, 당뇨병 환자는 GLP-1 제제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RAS 억제제 치료를 지속해 심장·신장 보호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JAMA Internal Medicine 8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고칼륨혈증 우려로 RAS 억제제 중단하기도
고칼륨혈증은 당뇨병 환자, 특히 만성 콩팥병과 심부전 동반 환자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전해질 이상 중 하나다. 고칼륨혈증 우려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RAS 억제제 치료에 제한이 있으며, 고칼륨혈증 발생 시 RAS 억제제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GLP-1 제제는 동물모델에서 소변 칼륨 배출을 증가시켜 혈청 칼륨 수치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사람 대상 소규모 임상연구에서도 GLP-1 제제가 칼륨 배설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미국 청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GLP-1 제제를 처방받은 군의 고칼륨혈증 진단율이 DPP-4 억제제를 투약한 군보다 약 20%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 이 연구는 진단 코드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스웨덴 대규모 관찰연구는 GLP-1 제제 또는 DPP-4 억제제로 치료받은 당뇨병 환자의 고칼륨혈증 발생률을 비교하면서 RAS 억제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GLP-1 제제 치료 시 심장·신장 보호 약물 폭넓게 사용할 수 있어"
2009~2021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GLP-1 제제 또는 DPP-4 억제제 치료를 시작한 당뇨병 환자 3만 3280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GLP-1 제제를 투약한 군(GLP-1 제제군)은 1만 3633명, DPP-4 억제제를 복용한 군(DPP-4 억제제군)은 1만 9647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63.7세였고 남성이 59.7%를 차지했다. 치료받은 중앙값 기간은 3.9개월이었다.
연구에서 조사한 GLP-1 제제는 바이에타(성분명 엑세나타이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등이다. DPP-4 억제제는 자누비아(시타글립티나), 가브스(빌다글립틴),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등을 확인했다.
1차 목표점은 칼륨 수치가 5.0mEq/L 초과한 모든 고칼륨혈증 또는 5.5mEq/L 초과한 중등도~중증 고칼륨혈증 발생으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등록 당시 RAS 억제제를 투약하고 있던 환자군을 대상으로 각 치료군의 RAS 억제제 중단까지 걸린 시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GLP-1 제제군은 DPP-4 억제제군보다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이 낮고 RAS 억제제 치료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GLP-1 제제군은 DPP-4 억제제군보다 모든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이 39%(HR 0.61; 95% CI 0.50~0.76), 중등도~중증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이 48%(HR 0.52; 95% CI 0.28~0.84) 유의하게 낮았다.
등록 당시 RAS 억제제를 투약한 2만 1751명 중 연구 기간에 1381명이 치료를 중단했다. RAS 억제제 중단율은 1000인년당 GLP-1 제제군 146.2명, DPP-4 억제제군 170.2명이었다.
이에 따른 RAS 억제제 치료 중단 위험은 GLP-1 제제군이 DPP-4 억제제군 대비 11% 의미 있게 낮았다(HR 0.89; 95% CI 0.82~0.97).
이 같은 결과는 치료의향분석(ITT)과 나이, 성별, 심혈관 합병증, 등록 당시 신장기능 등에 따른 계층화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연구를 진행한 중국 북경대학 보건과학센터 Yang Xu 박사는 "GLP-1 제제가 DPP-4 억제제보다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이 낮고 RAS 억제제를 지속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가 GLP-1 제제를 투약하면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심장·신장 보호 약물을 폭넓게 사용하면서 임상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