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
"국산 수술로봇 업그레이드돼…비용 대비 효과 강점 있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산 수술로봇이 발전했을지라도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외국 기술을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개발한 수술로봇이 대다수 국가 및 병원에 보급된 가운데, 국산 수술로봇도 이에 못지않은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국산 수술로봇은 기존 기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면 안 되고 이를 뛰어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은 24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날 서울성모병원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에서는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를 대상으로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 핸즈온 워크샵이 개최됐다.

4년 전보다 국산 수술로봇 성능 향상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송교영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세계적으로 수술로봇을 선도하면서 독점하고 있는 공룡기업이다. 국내에 150대 이상 보급됐고 서울성모병원은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수술로봇 보급으로 임상에서는 환자에게 덜 침습적이면서 흉터가 작고 회복시간이 짧은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경쟁에 뛰어든 곳이 국내 기업인 미래컴퍼니의 수술로봇인 레보아이다. 송 센터장은 4년 전과 비교해 국산 수술로봇이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송 센터장은 "4년 전 국산 수술로봇은 부족한 게 많았다. 기존 수술로봇에 비해 동작이 불편하거나 눈으로 보는 3D 영상 성능이 떨어졌고, 결정적으로 기구가 완벽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좋은 기구가 도입됐고 3D 영상 성능도 향상됐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4년 전과 비교해 많이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제 임상에 국산 수술로봇을 도입해 환자 치료까지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강점이 있어 임상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산 수술로봇은 암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됐다.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면, 2차병원뿐 아니라 대학병원에서도 충분히 도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산 수술로봇은 기기가 저렴하고 유지비도 낮아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미국 수술로봇과 비슷한 수준의 효용성을 보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사정에 따라 선택하는 수술로봇이 다르겠지만,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면 국산 기기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급종합병원은 수술로봇이 대부분 보급돼 앞으로 추가 도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국산 수술로봇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산 수술로봇, 새로운 아이디어 추가해야 매력적"

다만 국산 수술로봇이 발전했을지라도 아직 외국 기술을 쫓아가는 입장이라 아쉽다고 평가했다. 기존 기술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따라가기만 해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기기를 사용하는 의료진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국 기술을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기존 기기 성능이 100점이라고 한다면, 90점 수준의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다. 외국 수술로봇 기술을 뛰어넘는 무언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 국산 수술로봇 발전 속도라면 앞으로 더 나은 기기가 개발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재로서는 외국을 뛰어넘을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술로봇을 사용하는 외과 의사 입장에서 더 나은 시스템을 적용한 기기로 환자에게 많은 치료 혜택을 제공하고 싶다"면서 "국산 수술로봇이 기존 시스템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장점을 추가해야 매력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로봇수술 급여화 필요

로봇수술은 기존 방법 대비 출혈량이 적고 입원기간도 짧다고 보고되며 효용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수술 비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많은 환자가 로봇수술의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송 센터장 설명이다.

그는 "로봇수술 급여화에 대해서는 의료진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으려면 장기적으로 급여화돼야 한다"며 "로봇수술이 비싸다고 느끼지만 사실 이 정도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수술이다. 기기가 저렴해져 보험수가가 적용되기보단, 많은 사람이 수술 혜택을 얻기 위해 적정 수가를 받으면서 급여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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