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ENDO 2024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
"합병증 민형사상 책임 모두 의사에게 제기...법적 보호망 부재 해결해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KSGE)와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ENDO 2024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KSGE)와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ENDO 2024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국내 소화기내시경학의 위상이 세계 정상 수준에 도달해 있음에도, 의료진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사회적 풍토가 내시경 분야 젊은 의사의 유입을 막는다는 우려가 나왔다.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해 의료진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현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국내 내시경 기술의 수준은 과거로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KSGE)와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ENDO 2024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조광범 학술위원장은 "최근 내시경은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내시경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수술이 필요했던 것을 이제 내시경으로 떼어내는 최소침습적 절제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내시경을 활용한 절제술로 개복수술 등 침습적 수술을 대체하는 사례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내시경 시술 역시에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현재 합병증 발생의 책임을 모두 의사에게 묻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하며 이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는 없다는 점이다. 

조광범 위원장은 "치료 내시경으로 합병증이 발생하면 입원 기간이 길어지기도 하지만 심하면 죽음에 도달하기도 한다"며 "환자들은 이를 무조건 의료진의 잘못으로 알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시술 중, 혹은 몇일 후에 천공 또는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경우에 민사, 형사 소송을 걸면 다음부터 그런 시술하기 어려워진다. 젊은 의사들은 그런 시술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데 왜 해야 하냐고 의문을 가진다. 국민들도,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 내시경 합병증에 대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희가 선점한 기술을 비교우위로 계속 가져갈 수 없다"며 "법적 문제를 의료진에게 넘겨버리면 내시경 기술은 과거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젊은 의사들이 전세계를 선도해야 하는데 아무도 내시경을 배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 조주영 운영위원 역시 "내시경 수술뿐 아니라 합병증은 어느 분야에서든 생길 수 있다"며 "그런데 우리나라의 내시경 수가는 모든 OECD국가와 중진국 중에서도 가장 싸다. 일본만해도 우리나라의 다섯배다.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인 내시경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NDO 2024, IDEN과 공동 한국 개최

전 세계 전문가 모여 최신 내시경 술기 공유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ENDO 2024에는 전 세계 83개국에서 약 25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ENDO 2024에는 전 세계 83개국에서 약 25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한편 7월 4~6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KSGE)와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 WEO(World Endoscopy Organization)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4차 세계소화기내시경학술대회(ENDO 2024)가 개최된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ENDO 2024는 전 세계 83개국에서 약 25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하는 대규모 학술행사다. 

올해는 267편의 초청강연을 포함해 65개국 1083편의 논문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조 강연에는 전 세계 소화기내시경 분야를 선도하는 아시아, 미국, 유럽 학회의 주요 임원진이 참여해 학술적 성취를 발표하고 국제 협력의 기회를 도모할 예정이다. 

ENDO 2024 국내 대회장을 맡은 안암병원 전훈재 교수는 "지난 세 차례의 대회와 비교해 역대 최대 편수의 초록 접수가 이뤄졌다"며 "소화기내시경분야 최고, 최대의 글로벌 학술 교류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서울에서 개최되는 첫 ENDO인 만큼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나라의 진단내시경과 첨단 치료내시경을 선보여 세계를 선도하는 학회로서 위상을 나타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대회는 IDEN 2024와 통합 개최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2011년 창설된 IDEN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산하 국제 학회로, 한국이 주최가 돼 만든 아시아를 대표하는 학회다.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IDEN을 더 세계적인 수준의 학회로 만들기 위해 2018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로부터 독립이 결정됐다. 

학회는 이번 ENDO 2024의 하이라이트로 Live Demonstration session과 Hands-on Training Session, Women Session 등을 꼽았다. 

IDEN에서 2011년부터 진행해 온 Live Demonstration session에서는 4일과 5일 양일간 총 4개국 6개 병원에서 라이브 데모를 진행해 의사, 간호사를 포함하는 소화기내시경 전문가 양성에 보탬이 되겠다는 목표다. 

Hands-on Training Session에서는 전 세계 참가자들이 다양한 주제에 맞춰 실습할 수 있는 세션을 구성했다. 60여 명의 트레이너와 100명의 참가자가 밀착 실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일 기초에 해당하는 삽입법부터 가장 어려운 치료내시경 술기까지 초급, 중급, 고급 코스가 모두 구성됐다. 

Women Session은 소화기내시경 의사 중 여성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여성 의사들의 학문과 진료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만들고자 마련됐다. Exploring gender-related issues in gastroenterology라는 주제로 6일 진행될 세션엥는 남아프리카, 미주,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가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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