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UKPDS 91, 연구 종료 후 생존자 대상으로 24년 추가 추적관찰
SU/인슐린 또는 메트포르민 적극적 치료 시 사망·심근경색 위험 지속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얻은 예후 개선 혜택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The Lancet 5월 17일자 온라인판에는 영국 UKPDS(UK Prospective Diabetes Study)를 통해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로 얻은 예후 개선 효과가 연구 종료 이후에도 오랜 기간 유지되는지 평가한 UKPDS 91 연구 결과가 실렸다.
UKPDS는 당뇨병 관련 무작위 대조 연구 중 추적관찰 기간이 가장 긴 연구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UKPDS의 20년 연구기간 종료 이후 10년 추가 추적관찰이 이뤄진 다음 14년 더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결과를 종합하면, 설포닐우레아/인슐린 또는 메트포르민으로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을 진행하면서 얻은 예후 개선 효과는 연구가 종료된 이후에도 24년 동안 약화되지 않았다.
즉, 당뇨병 진단 이후 즉시 적극적 혈당조절을 시행하면 예후 개선 혜택이 유지되는 유산효과(legacy effects)가 24년간 지속됐다.
UKPDS 20년 연구 종료 이후 10년 추가 추적관찰 결과,
합병증 위험 감소
UKPDS는 1977~1991년 새롭게 진단된 당뇨병 환자 5102명을 대상으로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이 당뇨병 관련 합병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진행된 무작위 대조 연구다.
식이요법 중심의 전통적 혈당조절군과 설포닐우레아/인슐린 또는 메트포르민 등 약물을 통한 적극적 혈당조절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예후를 비교했다. 적극적 혈당조절군은 설포닐우레아/인슐린을 투약하거나 과체중이라면 메트포르민을 복용했다.
1998년 발표된 20년 추적관찰 결과에서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군의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은 전통적 혈당조절군보다 유의하게 감소했고 대혈관 합병증 위험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진단 초기부터 집중적 혈당조절을 시행하도록 권하는 가이드라인 변화를 이끌었다.
UKPDS 연구 종료 이후 2007년까지 10년간 추가로 진행된 추적관찰에서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군의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 감소가 일관되게 나타나 유산효과가 이어짐을 확인했다. 게다가 심근경색,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위험도 앞선 20년 결과와 달리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는 UKPDS 연구의 20년 추적관찰에서 나타난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 혜택이 연구가 종료된 10년 이후에도 유지되거나 더 좋아진다는 것을 시사했다.
24년 추적관찰 결과,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의 유산효과 줄지 않아
"당뇨병 합병증 최소화하려면 진단 즉시 정상 혈당 수준에 도달해야 "
이번 UKPDS 91 연구는 앞선 10년에 이어 14년 더 추적관찰을 시행,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의 유산효과가 장기간 이어지는지 혹은 약화되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UKPDS 참여했고 2007년 10월~2021년 9월 생존한 1525명 중 1489명(97.6%)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데이터와 연결돼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의 등록 당시 평균 나이는 50.2세였고 여성이 41.3%를 차지했다. 2021년 9월 30일 기준 평균 나이는 79.9세로 고령이었고, 중앙값 추적관찰 기간은 17.5년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사망, 병원 입원, 외래 방문, 사고 및 응급실 방문 등 기록을 확인했다. 이어 사전에 정의한 당뇨병 관련 평가요인, 당뇨병 관련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미세혈관질환 등 7가지 임상 예후를 확인했다.
UKPDS 연구 종료 이후 최대 24년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로 얻은 유산효과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설포닐우레아/인슐린을 투약한 조기 집중적 혈당조절군은 전통적 혈당조절군과 비교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10%(95% CI 2~17; P=0.015), 심근경색 위험 17%(95% CI 6~26; P=0.002), 미세혈관질환 위험 26%(95% CI 14~36; P<0.0001) 등 유의하게 감소했다. 상응하는 절대위험도 감소는 각 2.7%, 3.3%, 3.5%였다.
메트포르민을 투약한 조기 집중적 혈당조절군은 전통적 혈당조절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20%(95% CI 5~32; P=0.010), 심근경색 위험 31%(95% CI 12~46; P=0.003) 등 의미 있게 낮았다. 상응하는 절대위험도 감소는 각 4.9%와 6.2%로 조사됐다.
연구 기간이나 이후에 뇌졸중 또는 말초혈관질환의 유의한 위험 감소는 설포닐우레아/인슐린 또는 메트포르민을 통한 조기 집중적 혈당조절군 모두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또 메트포르민을 투약한 조기 집중적 혈당조절군은 미세혈관질환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옥스퍼드대학 Amanda I. Adler 박사는 "설포닐우레아/인슐린 또는 메트포르민을 통한 조기 집중적 혈당조절의 혜택은 거의 평생 유지되는 유산효과가 나타났다"며 "당뇨병 관련 합병증의 평생 위험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려면 당뇨병 진단 이후 즉시 정상 혈당 수준에 도달하는 게 필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