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년 추적관찰한 대규모 美코호트 분석 결과, Lp(a) 높을수록 ASCVD 위험↑
Lp(a) 낮추는 '젤라시란', ASCVD 고위험군 대상 1차 예방 가능성 평가 중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지질단백질(a)(Lp(a))이 나이, 성별, 인종 등과 관계없이 장기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유전적 요인임을 명확히 했다.
대규모 미국 코호트 연구들을 통합해 20년 이상 추적관찰한 결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 없지만 Lp(a) 농도가 높은 성인은 장기간 ASCVD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Lp(a)가 장기간 ASCVD와 연관된 독립적인 위험요인이라는 사실이 더욱 확실해지면서 Lp(a) 타깃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에 관심이 모인다.
Lp(a) 75백분위수 이상군, ASCVD 위험 1.18~1.46배↑
Lp(a)는 아포지단백(Apo(a))에 공유결합된 저밀도지단백(LDL) 입자로 구성됐다. ASCVD의 독립적 위험요인이자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치료 목표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다.
Lp(a)는 출생 시 결정되며 식이요법 또는 운동으로 조절할 수 없고 변동 폭이 작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의 Nathan Wong 교수는 Lp(a) 농도에 따른 장기간 추적관찰 데이터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통합 분석을 진행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ASCVD 1차 예방에 대한 △MESA △CARDIA △JHS △FHS-OS △ARIC 등 다섯 가지 전향적 연구에서 Lp(a) 농도와 ASCVD 예후 데이터가 이번 통합 분석에 포함됐다. Lp(a) 농도는 코호트별 백분위수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20~79세로 ASCVD 병력이 없는 성인 2만 7756명이 분석 대상이었다. 여성이 55.0%를 차지했고 흑인은 35.6%, 당뇨병 환자는 7.6%였다. 평균 추적관찰은 21.1년으로 장기간 이뤄졌다.
전체 환자군은 등록 당시 Lp(a) 농도에 따라 △50백분위수 미만군 △50~75백분위수군 △75~90백분위수군 △90백분위수 이상군 등으로 분류됐다. Lp(a) 중앙값은 각 3.6mg/dL, 13.5mg/dL, 25.9mg/dL, 52.6mg/dL였다.
분석 결과, Lp(a) 농도가 높을수록 약 20년 동안 ASCVD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Lp(a) 농도가 가장 낮은 50백분위수 미만군과 비교해 ASCVD 위험은 △50~75백분위수군 1.06배(HR 1.06; 95% CI 0.99~1.14) △75~90백분위수군 1.18배(HR 1.18; 95% CI 1.09~1.28) △90백분위수 이상군 1.46배(HR 1.46; 95% CI 1.33~1.59) 높았고, 75백분위수 이상군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또 높은 Lp(a) 농도는 성별, 인종, 민족 등에 따라서도 ASCVD 위험을 유사하게 예측했다.
단, 당뇨병 여부에 따라서는 차이를 보였다. 당뇨병 환자 중 Lp(a) 농도 90백분위수 이상군은 50백분위수 미만군보다 ASCVD 위험이 1.92배(HR 1.92; 95% CI 1.50~2.45) 높았다.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도 Lp(a) 농도 90백분위수 이상군이 50백분위수 미만군보다 ASCVD 위험이 1.41배(HR 1.41; 95% CI 1.28~1.55) 높았지만, 당뇨병 환자에 비해 위험 정도가 낮았다.
아울러 높은 Lp(a) 농도는 심근경색, 혈관재생술, 뇌졸중,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개별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단, 전체 사망 위험은 예외였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대규모 인구 코호트에서 ASCVD가 없을지라도 높은 Lp(a) 농도가 ASCVD 위험 상승과 연관됐음을 보여준다.
Wong 교수는 논문을 통해 "Lp(a) 관련 기존 연구는 ASCVD가 있는 고위험군에 중점을 뒀다. 이번 연구는 ASCVD가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 예측인자로서 Lp(a)의 가치를 평가했다"며 "이번 결과가 ASCVD 1차 예방을 위해 Lp(a)를 표적하는 약제 연구의 타당성과 향후 연구 디자인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ACC 4월호에 실렸다.
젤라시란, ASCVD 없는 성인 Lp(a) 농도 지속적으로 낮춰
펠라카르센·올파시란, ASCVD 환자 대상 임상3상 진행 중
Lp(a)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타깃으로 지목되면서 Lp(a) 농도를 낮추기 위한 신약 후보물질들의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연구의 대다수는 심혈관질환 2차 예방을 목표로 한다.
이런 가운데 영국 사일런스 테라퓨틱스의 Lp(a) 농도를 낮추는 신약 후보물질인 siRNA 치료제 젤라시란(SLN360)은 ASCVD 환자뿐 아니라 Lp(a) 농도가 높고 심혈관질환이 없는 성인에서 효능과 안전성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
6~8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4)에서는 젤라시란의 APOLLO 임상1상 연장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에는 미국, 네덜란드 등에서 Lp(a) 농도가 150nmol/L 이상인 건강한 성인 32명과 ASCVD 환자 36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위약(8명), 젤라시란 300mg(6명) 또는 600mg(6명) 1회 피하주사군 △위약(9명), 젤라시란 200mg 4주 간격(9명) 또는 300mg(9명)이나 450mg(9명) 8주 간격 등 2회 피하주사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Lp(a) 농도가 높고 ASCVD가 없는 건강한 성인 또는 ASCVD 환자는 젤라시란 투약 시 내약성이 좋았고 1년 동안 Lp(a)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연구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JAMA 4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아울러 사일런스사는 지난달 Lp(a) 농도가 125nmol/L(50mg/dL) 이상인 ASCVD 고위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젤라시란 ALPACAR-360 임상2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젤라시란을 16주 또는 24주마다 300mg, 24주마다 450mg을 피하주사했다.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36주차 두 가지 용량군 모두 Lp(a) 농도가 90% 이상 감소했다. 치료기간 동안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60주까지 변화를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개발사는 올해 2분기에 ALPACAR-360 임상2상의 주요 48주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한편 심혈관질환 2차 예방을 목적으로 개발 중이며 임상3상에 도입한 Lp(a) 치료 후보물질은 노바티스의 펠라카르센과 암젠의 올파시란이 대표적이다.
월 1회 피하주사하는 펠라카르센은 Lp(a)HORIZON 임상3상에서 Lp(a) 농도가 70mg/dL 이상인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위약과 비교한다. 연구는 2025년 5월 종료될 예정이다.
올파시란은 12주 간격으로 주사하는 약제로, OCEAN(a)-Outcomes 임상3상에서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또는 긴급한 관상동맥재개통술 시행 등 위험을 평가한다. 연구는 2026년 12월 종료를 목표로 이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