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바스타틴 또는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로 맞춤치료 실현 가능성 높아져

당뇨병 환자에서 강력하고, 신속하며, 안전하게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전략을 소개하는 연구논문이 발표돼 학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폴란드 우치의과대학(Medical University of Lodz)의 Maciej Banach 교수팀은 Cardiovascular Diabetology 2022 저널에 ‘당뇨병 동반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맞춤형 관리전략(Personalized Management of Dyslipidemias in Patients with Diabetes)’ 제목의 리뷰논문을 게재했다. 교수팀은 리뷰논문에서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the lower, the better·the earlier, the better·the longer, the better 접근법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임상적용을 위해 피타바스타틴 또는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와 같은 안전하면서도 강력한 약물요법을 추천했다.

저평가된 심혈관질환 위험도

Banach 교수팀은 리뷰논문에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저평가(underestimated)돼 있고, 이로 인해 당뇨병 환자들이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련해 저치료(undertreated)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당뇨인과 비교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이 4배나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심장학회(ESC)의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중등도(moderate) 수준으로 분류될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Banach 교수팀은 “이 같은 분류는 최근 당뇨병 이환에 혈당이 잘 조절되는 상태, 표적장기손상 또는 추가적인 ASCVD 위험인자가 없는 상태를 전제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이 같은 특성의 당뇨병 환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부분이 다른 위험인자 또는 무증상 표적장기손상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인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저평가되고 제대로 된 치료가 적용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표적장기손상·위험인자 동반이환

Banach 교수팀의 설명에 따르면, 상당수의 당뇨병 환자에서 진단시점부터 대혈관 및 미세혈관의 변화가 관찰된다. 심지어 당뇨병전단계에서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더 위험한 것은 당뇨병에 동반이환되는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복부비만·이상지질혈증·고혈압·대사증후군 등이 이에 해당한다. Banach 교수팀은 “이상의 유병특성에 근거해 당뇨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그 이상(고위험군, 극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리뷰논문에서는 당뇨병과 흔하게 동반이환되는 대표적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이상지질혈증이 꼽혔다. “당뇨병 환자의 30% 이상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며, 이로 인해 ASCVD 위험은 더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동반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LDL-C)을 70mg/dL 미만과 기저치 대비 50%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Banach 교수팀은 이에 근거해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동반이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조절에 ‘the lower, the better’, ‘the earlier, the better’, ‘the longer, the better’ 규정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the lower, the better

최근에는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최대한 하향조정하는 쪽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움직이고 있다. LDL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춰야 심혈관질환 예방에 성공할 수 있다는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이 학계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심혈관질환 고위험 또는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조기에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the earlier, the better

심혈관질환 위험도 상승이 젊은 연령대에서 더 뚜렷하고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문제다. 일례로 20~49세 연령대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1mmol/L 증가때마다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47%까지 상승한다.

Banach 교수팀은 이에 근거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 또는 극위험군의 경우 집중 지질저하요법(intensive lipid lowering therapy)을 적용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죽상경화반의 용적을 줄여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환자들에게 즉각적이고 선제적인 지질치료제 병용요법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the longer, the better

Banach 교수팀은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순응도 제고를 통한 약물투여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일례로 스타틴 치료의 중단이 주요심혈관사건 위험 30% 증가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또 약물치료 순응도가 좋을수록 뇌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관찰된 사례까지 있다.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the longer, the better’ 접근법을 적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피타바스타틴

Banach 교수팀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새로운 기전의 약제들이 등장하면서 임상현장에서 ‘the lower, the better’, ‘the earlier, the better’, ‘the longer, the better’ 접근법 등 환자별 맞춤치료의 실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약제의 첫번째 주자로는 피타바스타틴을 꼽았다. 메타분석에서는 피타바스타틴 4mg으로 LDL콜레스테롤을 44%가량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anach 교수팀은 피타바스타틴이 최근 유럽에서도 처방이 가능해졌다는 설명과 함께 당뇨병 고위험군, 당뇨병전단계, 대사이상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그룹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논문에는 피타바스타틴의 임상근거를 설명하는데 국내 의료진이 진행한 연구결과가 인용돼 관심을 끌었다. 한림의대 서원우 교수팀이 Cardiovascular Diabetology 2022에 발표한 연구다.

연구에서 스타틴 사용력과 당뇨병 또는 당뇨병전단계 병력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 모든 용량의 피타바스타틴 처방환자의 신규당뇨병발생(NODM) 상대위험도가 모든 용량의 아토르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 치료환자와 비교해 28% 유의하게 낮았다(HR 0.72, 95% CI 0.59-0.87). Banach 교수팀은 이외에도 TOHO-LIP 연구 등에 근거해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40~50%까지 낮춰야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피타바스타틴 단독치료를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두번째로 언급된 새로운 계열의 지질저하제는 콜레스테롤흡수억제제 에제티미브였다. Banach 교수팀은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50% 넘게 낮춰야 하는 경우에 피타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NODM 위험 고려)에 에제티미브를 병용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임상근거로는 HIJ-PROPER 연구가 인용됐다. 연구에서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동반 이상지질혈증 환자 1734명을 대상으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군과 피타바스타틴 단독군을 평균 3.86년간 추적관찰했다. 평가결과 병용군에서 LDL콜레스테롤이 14% 더 감소하며 50% 이상의 강하효과가 관찰됐다.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는 단독군과 비교해 우수한 경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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