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사람이면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에 시선을 뺏기기 마련이다.

평범하거나 눈에 익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대부분 무시하거나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는다.

그런데 반짝이거나 아름다운 것을 보면 반드시 그것을 확인하려 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반짝이는 것은 값어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달 사이 챗GPT는 내게 금의 가치에 달할 만큼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2016년 알파고가 등장해 이세돌 9단과 바둑을 두고, 왓슨이 병원에서 의사의 진단 보조기기의 역할을 할 때보다 더.

챗GPT는 아직까지 인간이 써내려간 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비할 만큼 유려한 문장으로 답변을 써낸다.

이를 두고 빌게이츠는 챗GPT가 여러 분야 가운데 특히 의료와 교육에서 효과를 거두리라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PLOS Digital Health에는 챗GPT가 말하는 패턴을 듣고 80%의 정확도로 초기 알츠하이며병 환자를 선별해냈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알츠하이머병 인지 감소가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언어와 일상적 언어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해 낸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터넷 만큼 중대한 발명이니, 애플 아이폰 이후 최고의 혁신이니 하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런데 곱씹어보면 챗GPT가 마냥 금 같지는 않다. 

빠르게 변한 세상은 팩트 체크가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됐다. 네이버 검색창 상단에 만나는 결과가 관련성이 가장 높은 게 아닐 수도 있고, 구글링이 가장 정확하다고 믿어서도 안된다.

이런 시대 속에서 챗GPT는 인터넷의 모든 정보를 검색해 수렴하고, 여러 내용을 조리 있게 연결해 논증을 펼칠 줄 안다.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정보가 유려한 문장 속에 뒤섞여 그럴듯한 환각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더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구식이 된 AI 왓슨처럼 수많은 논문을 빅데이터화해 최적의 진단을 내리는 의사의 보조 역할을 한 것과 달리 챗GPT가 환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앞으로 챗GPT가 더 발전했을 때 진료실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쏟아내는 정보를 두고 의료인은 어떤 경계를 해야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챗GPT 열풍이 거세지는 만큼 AI 챗봇 시장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금광이 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에서는 특히 더 경계하고, 효율적이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는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반짝인다고 해서 모두 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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