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나리니, FDA에 신약신청서 제출
임상3상 EMERALD 연구 결과 기반...ESR1 돌연변이 환자 포함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메나리니와 라디어스가 공동 개발 중인 유방암 신약 일러세스트런트가 표준치료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양사는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일러세스트런트의 신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러세스트런트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로,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1일 1회 경구용 치료제로의 효능을 평가 중인 약물이다.
일러세스트런트, FDA 허가 도전
일반적으로 ER+/HER2- 전이성 유방암은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와 같은 내분비요법이 표준치료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 발생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1(ESR1) 유전자 변이는 내분비요법에 내성을 유발한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근육주사 형태의 풀베스트란트가 유일한 SERD 치료요법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러세스트런트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고, 최근 경구용 SERD 요법으로 FDA에 신약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근거는 E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2차 또는 3차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때 효과를 평가한 임상3상 EMERALD 연구다.
연구에는 이전에 CDK4/6 억제제를 포함한 1~2가지의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477명의 E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등록됐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228명은 ERS1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다. 즉 내분비요법에 내성을 가진 것이다.
환자들은 일러세스트런트 단독요법군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 등 표준요법 치료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전체 환자군과 ESR1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무진행생존(PFS)으로 설정했다. 2차 목표점에는 전체생존(O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등이 포함됐다.
15.5개월 추적관찰 결과, 일러세스트런트 투여군은 표준치료군에 비해 질병 진행 위험을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HR 0.70; 95% CI 0.55~0.88; P=0.018).
일러세스트런트는 무진행생존 측면에서도 이점을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러세스트런트 치료군의 PFS는 2.8개월로, 표준치료군 1.9개월에 비해 길었다.
또 6개월 PFS 비율은 일러세스트런트 투여군이 34.3%로 표준치료군 20.4%개월과 차이를 보였고, 12개월 PFS 비율도 각각 22.3%, 9.4%로 조사됐다.
메나리니는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ER+/HER2-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일러서스트런트의 승인 가능성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일러세스트런트가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메나리니와 라디어스는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 뇌 전이 유방암 등의 적응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분비요법 내성 환자서 표준치료 넘어설까
EMERALD 연구의 결과는 일러세스트런트가 표준치료인 풀베스트란트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연구 하위분석에 따르면 모집 환자의 228명은 ESR1 돌연변이가 있었다. 이들은 일러세스트런트 치료군과 표준치료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 결과, 일러세스트런트의 PFS는 표준치료보다 45%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자세히 보면 일러세스트런트의 PFS 중앙값은 3.8개월로, 표준치료군 1.9개월에 비해 우월했다.
게다가 6개월 PFS 비율은 일러세스트런트 투여군이 40.8%, 표준치료군이 19.1%로 나타났고, 12개월 PFS 비율은 각각 26.8%, 8.2%로 집계됐다.
일러세스트란트가 내분비요법에 내성이 있는 전이성 E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3차 치료에서 풀베스트란트를 대체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은 적 없는 환자군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하위그룹에 대한 추가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 중 일러세스트런트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3.68개월로, 표준치료군이 보인 1.97개월에 비해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은 적 없으면서 ESR1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일러세스트런트 투여군이 5.32개월의 PFS를 나타낸 반면, 표준치료군은 1.91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각각의 하위그룹에서 일러세스트란트와 풀베스트란트를 비교한 결과,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은 적 없는 환자군의 PFS는 각각 3.68개월, 1.97개월로 나타났다(HR 0.636; 95% CI 0.465~0.868; p=0.0032).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은 적 없고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에서 비교한 결과에서는 일러세스트런트 투여군의 PFS는 5.32개월, 풀베스트란트 치료군 1.91개월이었다(HR 0.487; 95% CI 0.310~0.761; p=0.005).
일러세스트런트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다른 내분비요법과 일치했다.
이전 화학요법 경험 없이 일러세스트런트로 치료받은 환자가 경험한 주요 이상반응은 메스꺼움(25.9%), 피로(12.7%), 안면홍조(11.1%) 등이었고, 치료 관련 사망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메나리니와 라디어스는 올해 하반기 유럽의약품청에 일러세스트런트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